Chapter2: 컨셉
<올리브영> 염지혜 팀장 인터뷰
글ㆍ재구성 | 천그루숲, 소마코
by. 마케팅 컨설턴시 골드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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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이란 하나의 그릇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다. 내용물을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릇에 담을 때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고 가치도 올라간다. 꽃을 대접에 담을 수도 있지만 예쁜 꽃병에 담을 때 가치는 배가 된다. 적절한 컨셉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 내용물을 모으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바로 컨셉의 역할이다. 컨셉이 명확하면 네이밍도, 카피도, 슬로건도 만들기 쉽다. 올리브영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Q: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의 결합’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아요. 이런 브랜드 전략을 세우기 위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어떤 걸까요?
A: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 큰 위기가 있었어요. 소비자들이 올리브영이라는 브랜드를 더 이상 새롭게 인식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론칭 초기만 해도 올리브영은 2030 고객들에게 굉장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2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늘 옆에 있는 일상적인 브랜드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방식의 브랜드 이미지를 재수립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 포지셔닝과 퍼스낼러티를 다시 정리하는 것이었죠. 특히 ‘올리브영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MD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우리가 제안하는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알 수 있었죠. 과연 올리브영다운 게 뭔가, 이런 고민을 토대로 4가지 브랜드 퍼스낼러티를 도출했습니다.
Q: 위기일수록 브랜드 컨셉을 명확히 정하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A: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었어요. 또 고객들이 원하는 소비 품목도 완전히 달라졌고요. 뷰티에서 면역력, 그러니까 나의 건강을 챙기는 쪽으로 소비 트렌드가 확실히 바뀌었죠. 다행히 우리는 뷰티와 헬스를 모두 가지고 있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어요. 게다가 앱이라는 강력한 무기도 가지고 있었고요. 우리가 코로나 시국에 해야 할 일은 이 2가지 차별화 요소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진행하게 된 것이 바로 ‘세상 모든 루틴’ 브랜드 캠페인입니다. 우리가 주목한 건 MZ세대들이 일상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루틴’에 관심을 가진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헬스 부문에서는 ‘아침에는 유산균, 저녁에는 콜라겐으로 일상에서 힘을 얻자’는 메시지를 전했죠. 브랜드 컨셉을 루틴으로 명확히 한 거죠.
Q: ‘올리브영다움’을 찾는 방법들을 다른 데도 적용해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우선 RTB Reason to Buy가 명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개념에 치우치면 곤란해요. 우리가 가진 무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브랜드 컨셉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지금의 올리브영다움은 우리가 제안하는 ‘지금의 서비스’ ‘요즘스러운 서비스’라고 할 수 있어요. 디지털화에 집중하면서 ‘오늘드림’이라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문하면 매장에서 3시간 만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예요. 또 다른 하나는 ‘MD의 편집력’입니다. 제품의 인-아웃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현장의 실행력이죠.
Q: 올리브영의 핵심 컨셉은 무엇인가요?
A: 한마디로 ‘트렌드 큐레이션’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한 뷰티를 집대성해서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올리브영만의 트렌드 큐레이션이 워낙 독보적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매장을 찾는다고 봐요. 우리가 큐레이션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기에 가능한 작업이고요. 외국 브랜드를 들여오거나 PB제품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는 회사의 디지털 역량과도 맞물려 있어요.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즉각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있거든요.
Q: 올리브영은 디지털 인력 확충이나 투자에서도 굉장히 앞서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올리브영다움을 디지털에서는 어떻게 전달하는지 궁금합니다.
A: 2021년에 진행했던 브랜딩 캠페인은 우리가 가진 툴과 역량을 모두 종합해서 나온 결과물이에요. 이를 바탕으로 TV CF를 통해 메시지를 던지고, 디지털 채널을 통해서는 좀 더 다양하고 세분화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다음에는 제품의 실체를 경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든 슬로건이 ‘세상 모든 루틴, 올리브영’이에요. ‘헬스도 뷰티도 올리브영이야’ ‘어서 와서 경험해’ ‘여긴 네가 갖고 싶은 루틴이 모두 다 있어’. 그리고 이것을 경험하려면 2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올리브영 가거나 켜거나’인 거죠.
Q: 솔루션을 아예 카피와 슬로건에 명시한 거군요.
A: 그저 읽고 지나가는 광고 카피가 아니라 상품 구매 경험을 캠페인 경험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올리브영 매장에 가거나, 앱에서 주문하면 3시간 만에 제품이 배송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올리브영에 이렇게 트렌디한 큐레이션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제품에 대한 좋은 리뷰들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거죠. 이런 경험을 하려면 일단 제품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광고를 앱으로 연결했습니다. 또 우리가 가진 최고의 무기인 매장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고요.
Q: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점을 마지막 질문으로 드리려고 해요. 요즘에 거의 대부분이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고 하는데요,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A: 고객 스스로 일상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우리 업의 본질입니다. 올리브영도 같은 방식으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상품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방식은 ‘필요를 채워주는 것’과 ‘욕구를 채워주는 것’ 이렇게 2가지예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매장이나 앱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발견의 재미를 통해 새로운 필요를 제안하는 겁니다. 올리브영은 고객의 이런 필요와 영감을 채워 주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진화하는 브랜드 이고, 앞으로도 고객들의 일상에 늘 존재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는 올리브영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실제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컨셉휠’이 작동하는 브랜드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올리브영의 핵심역량은 ‘MD의 편집력’이다. 소비자들이 뷰티와 헬스에 쏟는 다양한 관심과 노력을 치밀하게 연구한 결과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루틴’이라는 컨셉을 뽑아냈다. 예뻐지고 건강해지기 위한 일상의 반복되는 리추얼을 ‘루틴’이란 단어로 압축한 것이다. 컨셉이 선명해지자 ‘올리브영 가거나 켜거나’라는 매력적인 카피도 뽑아낼 수 있었다. 일상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장에 가거나 앱을 켜는 행동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컨셉은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의 ‘본질’을 재해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시대의 필요를 읽었다면 이제 거울을 보자.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나만의 그릇을 빚어보자. 고민의 깊이만큼 컨셉은 정교해진다. 질문이 오래될수록 컨셉의 맛은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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