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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24 민원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가 발생할 정도로, 학창 시절의 생활기록부(생기부)를 다시 찾아보는 것이 유행하고 있어요. 2030 세대들은 옛 생활기록부를 발급받아 SNS에 공유하기도 하고요. 지난 7월부터 9월 19일까지 집계한 결과, 생활기록부만 148만 여건 발급되면서 지난해보다 3.2배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예전에는 학교 행정실을 직접 방문해야 생기부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온라인으로 쉽게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유행은 더 빠르게 번졌어요. 지난달 6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생활기록부 태그 글은 1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생활기록부에는 어릴 적 나의 꿈과 특기, 각 학년 담임 선생님이 기록한 나의 성격과 행동 특성 등이 세세하게 적혀있어 그 시절을 추억하고 되돌아보기에 재밌는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면서 잊었던 나의 어렸을 적 모습과 꿈을 다시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예요. 그때에 비해 성격이 바뀐 게 없다든지, 그 시절 꿈꿨던 일과 신기하게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든지 등 흥미로운 포인트도 많고요.
MBTI의 유행이 여전히 식지 않는 것처럼, MZ세대 사이에서 ‘셀프 분석’ 열풍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사회보다 개인에 관한 관심이 더 높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알리고 싶어 하죠. MBTI 뿐만 아니라, DISC(행동 유형 검사), MMPI(다면적 인성 검사)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퍼스널 컬러, 체형 분석, 골격 진단 등 나를 더 잘 알아가기 위해 유료 테스트를 받기도 해요.
‘대학내일’의 뉴스레터 ‘캐릿’이 지난 8월 Z세대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셀프 분석 관련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자는 91.3%를 차지했고 그 중에서도 유료인 서비스를 직접 결제해서 이용한 응답자는 44.7%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며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한 MZ세대들에게 생활기록부는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인 셈이죠.
생활기록부 유행을 심리적으로 분석해 볼게요. 전문가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자신을 확인하려는 젊은 세대의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말해요. 주거와 직장, 결혼 등 현실에서 당면한 문제에 불안감과 무력감을 느껴 과거에 재밌고 즐거웠던 일을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회복하려고 하는 것이죠. 또, 사람은 사회가 어려울수록 더욱더 자신에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 대해 궁금해하고 가꿔가는 것이기도 해요.
생활기록부 유행에는 다양한 이유와 배경들이 있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돌보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은 확실합니다. 이에 맞춰 리테일 업계도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나, 1인이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어요. 나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파고드는 ‘셀프 분석’ 열풍은 한편으론 좋은 현상이 아닐까요?
오늘의 소마코 콕 📌
✔️ MZ세대들 사이에서 학창시절의 생활기록부를 다시 찾아 SNS에 인증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 자신에 대해 분석하고 탐구하는 ‘셀프 분석’ 열풍의 일환입니다.
✔️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세대들의 특성을 반영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나 1인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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