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리스좌’는 에버랜드의 직원들이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 티타남(티익스프레스 타주는 남자)에 등장한 단 2분 30초짜리 영상-‘에버랜드 아마존 N년차의 벤트! 중독성 갑’-으로 그야말로 채널을 떡상시켰습니다. 에버랜드에 있는 놀이기구 아마존 익스프레스에서는 탑승 전에 직원들이 안내 멘트를 귀에 쏙쏙 박히게 노래처럼 멘트를 불러주는데요. 이 업무를 담당한 직원의 영상이 티타남 채널에 올라오자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 소울리스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tCIhrBnWn8
소울리스좌의 인기가 너무 많다보니 티타남 채널은 연속 1시간 반복 재생 영상도 업로드하기까지 했어요. 놀라운 건 이 영상도 조회수가 242만 회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본 영상의 조회수는 곧 1500만을 넘어설 추세입니다. 언론에서도 엄청난 주목을 받으면서 '소울리스좌'에 대한 분석 기사와 인터뷰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이에요. 국내 언론사는 말할 것도 없고 BBC news 코리아 같은 해외 매체와도 인터뷰를 하고 있죠.
왜 이렇게 사람들은 ‘소울리스좌’에 환호했을까요? 소울리스좌라는 별명은 영혼 없음(Souless)+좌(본좌)를 합쳐 만들어진 말인데, 사람들은 그야말로 영혼 없는 표정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이미 어떤 경지에 올라 있는 직장인의 모습을 소울리스좌의 얼굴에서 찾았습니다. 곧 어떤 친근함과 동일시의 감정을 여기서 찾은 건데요. 1만 3500여개에 가까운 댓글들이 이러한 공감의 심경을 담고 있어요.
재밌는 점은 우리가 이런 관성적인 일상에서 벗어날 때 가는 곳이 놀이공원이라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일상을 탈피하기 위해 방문하는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일터이기도 하다는 점을 떠올리게 된 것은 단순히 소울리스좌라는 개인에 대한 공감뿐만 아니라 에버랜드라는 공간에 대한 친근한 감정을 만드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4월 내내 퇴사를 앞둔 소울리스좌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를 방문하기도 하고, 소울리스좌가 근무하고 있는 영상을 직접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소울리스좌는 에버랜드 장미축제 공식 광고까지 촬영하면서 단순히 하나의 영상이 바이럴 된 것 이상으로 에버랜드의 마케팅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NimB7KMjA&t=3s
에버랜드는 유튜브로 마케팅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이런 면에서 소울리스좌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사람들의 이목을 확 끌어들인 건 맞지만, 판을 깔아 놓고 기다린 에버랜드의 마케팅에도 박수를 칠 필요가 있어요.
에버랜드는 다각적인 채널로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먼저 공식 채널인 '에버랜드-EVERLAND'에서는 에버랜드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이나 방문하는 관람객, 인생샷 스팟 등을 주제로 정말 많은 숏폼과 영상을 계속 생산하고 있죠. 동시에 티타남 채널처럼 특정한 기획을 가지고 시리즈 영상을 만들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이박사’라는 컨셉으로 식물에 대해 알려주면서 에버랜드에서 진행하는 튤립가든 행사를 영업하기도 하는 ‘꽃바람 이박사’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죠.
또 에버랜드의 환상적인 메인 테마송이나 에버랜드에 온 것만 같은 분위기를 내는 음악들을 묶어서 BGM 시리즈를 만들기도 하고, 실제 놀이기구에 탑승한 것처럼 1인칭 시점으로 놀이기구를 소개하는 영상들도 만들었어요. 또 다른 채널에서는 코로나로 놀이동산에 오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에버랜드의 하루를 24시간 관찰자 시점으로 보여주는 라이브도 운영해왔어요. 이 라이브 채널은 엔데믹 이후인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Wg6TbuawcA
에버랜드-EVERLAND의 구독자 수는 66.2만 명으로 적지 않은 수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각각의 콘텐츠들을 적절하게 분리시켜서 채널을 다양화함과 동시에 한 채널의 컨셉을 명확하게 유지해나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OON1bxeC18
이렇게 놀이동산이 갖고 있는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여러 가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에버랜드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심적인 콘텐츠는 에버랜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생산된 콘텐츠들은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인싸 직원들'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에버랜드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뭐가 재밌고 인기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드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현장감 있어 홍보 채널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죠.
구독자들의 의견과 셀링 포인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영한다는 점도 에버랜드의 칭찬할만한 마케팅인 것 같습니다. 이번 '소울리스좌' 영상도, 원래는 현장 직원 여럿이서 근무하는 영상을 본 구독자들이 그중에서 '소울리스좌'라는 캐릭터를 발견하면서 시작이 된 건데요. 티타남 채널이 놓치지 않고 단독 영상을 푼 것에서부터, 에버랜드 공식 광고 촬영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구독자들로 하여금 정말 기업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소울리스좌의 정체성이 보편적인 직장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렇게 구독자들과의 소통이 직접 마케팅에 반영이 되는 현상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게 되었죠.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텐츠에 집중하면서도 다양한 수요층을 포섭할 수 있는 기획을 해나가고 있는 에버랜드의 유투브 마케팅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구독자와 소통하면서 만들어낸 ‘소울리스좌’ 캐릭터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쳤지만, 이것이 단순히 단발적인 기획 속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에버랜드의 또 다른 컨텐츠들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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