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3일,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서비스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언론사 페이지를 찾아가지 않고도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기사를 볼 수 있게 구성한 서비스입니다. 이전까지 페이스북이 언론사 사이트의 외부 링크로 뉴스를 제공해왔다면, 이제는 페이스북 내에서 직접 기사를 읽을 수 있게 한 것이죠. 국내의 ‘네이버 뉴스’와 같은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텐데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별 언론사 웹페이지를 방문해서 뉴스를 보던 것이 이제는 네이버를 통해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의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되었죠? 이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가능하겠군요.
현재까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참여한 언론사는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버즈피드, 애틀랜틱, NBC 등 5개 언론사이며, 곧 가디언, BBC, 슈피겔, 빌트 등의 언론사가 동참할 예정입니다. 메이저 언론사의 대부분이 OK를 한 셈이니, 앞으로도 많은 언론사가 추가될 것으로 보이네요.
“공원에서 큰 개가 돌진해오는 것 같다. 나랑 놀아주려는 건지, 아니면 날 먹으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뉴욕 타임스의 미디어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카가 뉴스 유통의 외부 플랫폼 의존 현상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언론사에서 선택적으로 페이스북에 기사를 전송하는 이러한 형태는 뉴스를 건별로 소비하도록 하여, 기존 언론사들의 브랜드 가치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언론사 입장에서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 시장의 독점 현상, 콘텐츠 질 하락, 광고 수익 감소 등을 우려되기도 하죠.
이러한 염려에도 불구하고 언론사들이 페이스북의 손을 든 것은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에 가깝습니다. 인스턴트 아티클에 참여하지 않은 언론사들은 트래픽이 급감하는 등의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수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뉴스를 노출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그것 때문에 잃게 될 것이 많아 선뜻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사는 페이스북의 제안에 냉담하게 반응하며 산업의 발전을 위해 공동협상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죠.
반면, 페이스북은 잃을 게 없습니다. 사용자를 더 끌어들이면서 그들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니,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요. 실제로 언론사 홈페이지의 링크를 이용해 접속하기까지 걸리던 평균 8초라는 시간이 인스턴트 아티클 체계에서는 1초로 단축된다고 합니다. 로딩 시간도 확실히 빨라졌고, 기사 내 스크롤 사용도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평가가 있었지요.
이미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뉴스를 읽고 있는 지금, 어쩌면 인스턴트 아티클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플랫폼으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지난 3월 23일 뉴스 타임지가 발표한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제안 기사 이후, ‘페이스북이 새로운 월드와이드웹이 되길 원한다’라는 추측이 더욱 끊이지 않았던 것을 보면, 인스턴트 아티클은 인터넷이 되기를 꿈꾸는 페이스북의 야욕을 어느 정도 드러낸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은 언론사의 이러한 불만과 우려가 계속되자 수익 배분을 언론사에게 유리하게 배려해주었는데요. 언론사가 직접 영업한 광고 수익은 100%, 페이스북이 대신 영업했을 경우는 70%의 수익을 언론사에게 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균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앞으로도 쭉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더욱더 뉴스 기사를 인스턴트처럼 소비하게 될 ‘인스턴트 아티클’ 의 독자인 우리도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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