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신문, 잡지, 라디오가 주요 매체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개인의 블로그, SNS는 물론 온라인 상에 남기는 사소한 댓글 하나까지도 마케팅에 활용될 정도로 매체의 범위가 광범위해졌습니다. 이 틈에 새로 생성된 마케팅 트랜드 중 하나가 바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입니다.
바이럴은 ‘Virus’와 ‘Oral’의 합성어가 어원입니다. 거금을 들여 4대 매체에 광고하는 것보다 지인의 한 마디가 더욱 파급력 있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용한 마케팅입니다.
바이럴 마케팅에서 주목할 점은 ‘Virus’처럼 퍼져 나가는 ‘Oral’의 힘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대부분이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함정이란 바로 Virus의 특성보다는 Oral의 특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용이 무엇이 되었든 “가족, 지인의 입장에서, 네이티브 유저의 입장에서 얘기를 하면 신빙성이 있겠지?”라고 착각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모든 마케팅이 그렇지만 바이럴 마케팅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콘텐츠(Contents)’입니다.
가령 유튜브에서 TV CF를 가져와 “○○가 ■■광고를 찍었네요~”라고 하는 것은 ‘Oral’의 기능만을 수행한 것입니다. ‘Virus’의 특성이 추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TV CF가 정말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Viral’이라는 것은 ‘Virus’의 특징을 가진 ‘콘텐츠’와 ‘Oral’의 특성을 가진 ‘스피커(Speaker)’ 함께 어울려야 ‘Viral’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행해지는 대다수의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것은 ‘콘텐츠’가 없습니다.
개그맨 유세윤씨가 운영하는 <광고100>이라는 광고 회사가 있습니다. 이곳은 상식을 벗어나는 시나리오와 촬영으로 광고를 ‘제작’해주는 일종의 프로덕션과 비슷한 형태의 회사지만 성격은 사실 바이럴 마케팅 회사에 가깝습니다.
광고100이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동료 개그맨 유상무씨가 운영하는 <호미빙>이라는 빙수 가게의 홍보 영상을 촬영한 것입니다. 100만원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촬영 장비는 겨우 <아이폰>에 성의 없는 대본과 편집으로 네티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 주었습니다.
<호미빙 CF>
이에 유상무씨는 SNS를 통해 메신저 대화 기록을 공개하며 울분이 터지는’척’ 연기를 했지만 <광고100>과 <호미빙>은 N사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극하는 최고의 광고 효과를 보게 됩니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TV CF 바이럴과 <광고100>의 차이는 바로 ‘콘텐츠’의 차이입니다.
재미있고 흥미 있는 좋은 콘텐츠는 강력한 ‘Virus’의 특성으로 자연스럽게 ‘Oral’의 특성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내가 보고 재미있는 것은 다른 사람도 함께 재미있어 해주길 바라는 것이 심리이기 때문에 물꼬만 터진다면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반대로 빈약한 콘텐츠를 ‘Oral’의 특성으로 배포하게 된다면 잘 해봐야 배포하는 만큼만의 반응을 얻는 데 그칠 뿐입니다.
그렇다고 ‘Oral’의 특성을 무시하기만 해서도 안 됩니다. 지금도 숱한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고 이미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것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는 최근의 소비자들에게 어설픈 바이럴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흐름과 맥락에 상관 없이 혼자 특정 제품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다든지, 부정적인 여론 가운데서 유난히 칭송을 하는 이가 있다면 어김없이 광고/홍보로 의심을 받고 반발심을 불러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반발심이 발생하는 이유는 객관성의 결여로 소비자를 ‘속였다’는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모 휴대폰 제조 회사의 커뮤니티 바이럴 적발 사건이 있습니다. 신제품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무조건적인 찬양이 의심을 받게 되어 해당 아이디로 작성한 게시글 추적, IP 추적까지 이르러 결국 공개적으로 대행사가 밝혀지기까지 한 전대 미문의 사건이었습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Oral’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살을 내어 주고 뼈를 취하는 육참골단의 각오가 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이 제품은 1도 좋고 2도 좋고 3은 저 제품보다 좋아요”라는 말과 “이 제품은 1이란 단점이 있지만 2라는 장점 때문에 이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어.” 라는 말 중에 어떤 것이 더 신빙성 있게 다가오는지요?
네이티브 유저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객관적이고 현명한 소비자’ 입장이 되어야 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냉철하게 분석한 뒤 여론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사소한 단점을 내어 주는 것과 동시에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장점으로 설득해야 하는 것입니다.
앞서 바이럴의 어원은 ‘Virus’와 ‘Oral’의 합성어라고 했습니다. 콘텐츠와 스피커가 모두 충족이 되어야 효과적인 바이럴 마케팅이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스피커를 불러들일 수 있는 콘텐츠,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스피커가 최상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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