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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대응하는 미국 브랜드 전략 보고서

마케팅 인사이트/그로스

by 짱수안 2025. 7.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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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가치, 경험으로 판을 바꾸는 미국 브랜드들

 

경기 침체라는 키워드가 지겨울 만큼 반복되는 시대, 마케터들의 고민은 한층 더 복잡해졌습니다. 단순히 파격 할인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계도 분명하고요.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이고, 까다롭습니다.

 

이런 때 우리는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요? 마케팅 격전지인 미국에서 불황을 오히려 ‘브랜드 자산’을 쌓는 기회로 활용한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핵심 전략을 데이터를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1️⃣ 관계 설계 : 내부의 만족이 외부의 충성도를 결정한다.

퍼블릭스(Publix)라고 들어보셨나요? 플로리다 등 미국 남동부를 중심으로 하는 슈퍼마켓 체인인데, 지역이 한정되어 있어서 조금 낯선 이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퍼블릭스는 미국 동남부 점유율 1위에, 2024년 매출은 약 597억 달러(약 82조 원)를 기록한 강자입니다.

 

출처 = @PublixJobs 트위터

 

이 회사의 특이한 점은 직원들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미국 최대의 임직원 소유 기업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회사가 직원들 것이라는 얘깁니다. 퍼블릭스는 경기 악화에도 고용 안정과 복지 혜택을 유지하고, 회사가 지역민인 직원들과 밀착해 각종 지역사회의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입니다.

 

불경기에 일손을 줄여도 부족할 판에 왜 직원들부터 챙길까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손님을 만드니까요.

 

출처 = @PublixJobs 트위터

 

퍼블릭스는 "쇼핑이 즐거운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장보기 가족/이웃과 함께하는 긍정적 경험으로 포지셔닝했는데, 고객이 쇼핑할 때 직원들이 발랄하게 인사하고, 친절하게 도와주기로 유명합니다. 직원이 먼저 만족하면 기계적인 반응이 아니라 진심 어린 서비스가 됩니다.

 

이렇게 직원 만족도가 높다보니 포춘의 '일하기 좋은 기업 100'(2025년 42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고요, 2025년에는 미국 고객만족도지수(ACSI)에서 업계 1위(84점)로까지 이어집니다. 고객의 재방문율은 79%에 이르고요. (참고: 월마트를 비롯한 업계 평균 재방문율은 60~70% 정도입니다) 행복한 직원이 기꺼이 제공하는 긍정적인 쇼핑 경험이 고객의 재방문을 끌어낸 것입니다. 

 

퍼블릭스의 사례는 진정성 있는 관계를 추구하는 기업 철학이 얼마나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브랜드에 대한 경험의 총합이 충성도를 결정하고, 그 경험은 직원의 만족도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죠.

 

2️⃣ 가치 제안: 기능이 아닌 신뢰를 판매하라

기업의 철학이 단단한 관계를 만든다면, 브랜드의 가치는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할 이유를 제공합니다.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해질수록, 마케터의 질문은 ‘어떻게 더 싸게 팔까?’가 아닌 ‘왜 우리 브랜드여야 하는가?’로 바뀌어야 합니다. 111년 역사의 스탠리(Stanley)는 이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제시하며 시장을 재편했습니다.

 

출처 = 스탠리 공식

 

스탠리의 2019년 연 매출은 약 7,000만 달러였지만, 2023년에는 약 7억 5,000만 달러로 1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여기에는 마케팅의 초점을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와 젊은 여성으로 옮겨와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컬러의 제품들을 내놓은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이 새로운 트렌드가 100년 넘게 쌓아온 ‘신뢰’라는 견고한 유산 위에 세워졌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예쁘기만 한 텀블러였다면 수많은 미투 제품 사이에서 반짝하고 사라졌을 겁니다. 스탠리는 오랜 시간 한결같은 품질을 지켜온 헤리티지로, ‘이 브랜드는 믿을 수 있다’는 약속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왼쪽) 불탄 차 안에서 혼자 멀쩡한 스탠리 텀블러 (오른쪽) 새 차로 돌아오다! / 출처 = @danimarielettering 틱톡, 인스타그램

 

이 지점에서 자동차 화재에도 멀쩡히 살아남은 스탠리 텀블러의 영상이 틱톡에서 바이럴된 것은, 단순한 행운이 아닌 ‘준비된 브랜드에 찾아온 필연적 기회’였습니다.

 

스탠리는 재빨리 기회를 잡아, 대표인 테렌스 레일리가 직접 당사자에게 새로운 자동차(와 새로운 스탠리 텀블러!)를 선물했습니다. 이 멋진 대응이 더 큰 바이럴과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음은 물론이고요. 이 사건은 스탠리가 소리 없이 쌓아온 ‘압도적인 품질과 내구성’이라는 가치를 전 세계 소비자에게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죠. 기능적 가치를 넘어선 ‘신뢰의 가치’가 불황에도 통하는 프리미엄으로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3️⃣ 경험 혁신: 구매의 '마찰'을 제거한다

강력한 브랜드 가치가 구매 고려를 끌어냈다면, 마지막 관문은 결제 직전 소비자의 망설임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특히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구매 실패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싶어 합니다. 이 지점에서 구매 과정의 심리적, 물리적 마찰을 제거하는 경험 설계가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떠오릅니다.

 

와비 파커의 홈 트라이 온 서비스 / 출처 = 와비 파커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이러한 전략의 정점에는 안경 브랜드 와비 파커(Warby Parker)의 ‘홈 트라이 온(Home Try-On)’ 서비스가 있습니다. 고객이 선택한 최대 5개의 안경테를 집으로 무료 배송해 고객이 편안하게 착용해 보고 결정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잘 모르겠다면 '스타일 퀴즈'나 AI를 활용한 얼굴형 분석 등을 통해 어울리는 안경테를 추천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안경은 직접 가서 실제로 써보지 않으면 대단히 실패 확률이 높죠. 비대면으로 구매하기 가장 꺼려지는 상품 중 하나일 겁니다. 기껏 하나 골라서 샀는데 어울리지 않으면 반품하기도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와비 파커의 파격적인 서비스는 ‘실패할지 모른다’는 소비자의 가장 큰 불안을 완벽하게 해소해 주었습니다. 

 

출처 = 와비 파커 공식 홈페이지

 

리스크가 사라지자, 고객은 기꺼이 구매에 나섰고, 이는 2024년 말 기준 251만 명의 활성 고객과 전년 대비 15.2% 성장한 7억 7,130만 달러의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이는 지점을 찾아내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이는 가장 효과적인 전환율 상승 전략입니다.

 

결론: 위기는 브랜드의 ‘진심’을 증명할 기회

결론적으로, 팬데믹 이후의 불황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시험하는 기회입니다. 성공적인 미국 브랜드들은 단기적인 매출 방어에 급급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 깊은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부터 시작되는 ‘관계’, 기능 이상의 ‘가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경험’에 투자하는 브랜드만이 불황을 견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은 고객의 신뢰는 그 어떤 광고보다 강력한 성장의 무기가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어제 오늘 일이 아닌 불황, 성공하는 미국 브랜드들은 본질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 내부에서 시작되는 관계, 제품 이상의 가치, 구매 장벽을 허무는 경험이 포인트.
✔️ 이를 통해 단기적 매출을 넘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EDITOR 원더제비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반짝이는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By. 마케팅 컨설턴시 골드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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