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증가부터 리테일 미디어까지…프라임 데이에 숨은 아마존의 전략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이 진행하는 대규모 쇼핑 이벤트 ‘프라임 데이(Prime Day)’가 열렸다. 아마존 20주년 기념과 유료 멤버십인 ‘프라임 멤버십(Prime Membership)’ 사용자 수 확대를 목적으로 20215년 시작된 프라임 데이는 이제 블랙프라이데이와 견줄 만큼 큰 규모의 이커머스 행사가 됐다.
2015년 하루로 시작한 프라임 데이는 이틀로 늘어난 후 올해 총 4일로 진행됐다. 어도비 아날리틱스(Adobe Analytics)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프라임 데이 기간 미국 내 온라인 소비 총액은 142억 달러(약 18조4600억원)로, 같은 해 블랙프라이데이의 수치인 108억 달러(약 14조400억원)를 추월했다. 올해 프라임 데이는 작년 대비 100억 달러 가까이 상승한 241억 달러(약 33조 7400억원)를 기록할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이다.
프라임 데이 이용 조건은 단 하나다.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된 회원이면 된다. 프라임 멤버십은 월 14.99달러(약 1만6000원), 또는 연간 139달러(약 16만원)에 가입이 가능하다. 프라임 멤버십 회원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OTT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뮤직 프라임 등 여러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프라임 데이를 위해 멤버십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프라임 데이의 메인 혜택은 블랙프라이데이와 동일하게 높은 할인률로, 80% 이상 할인이나 ‘빅딜(Today’s Big Deals)’ 등 시간대별 타임딜도 진행된다.
실제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소비자 조사 기업 뉴머레이터(Numerator)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프라임 데이 평균 주문 금액은 53.34달러(약 7만원), 두 건 이상 주문한 가구 비율은 3분의 2에 이른다. 가구당 평균 지출 또한 156.37달러(약 20만원) 수준이다. 더해서 65~67%의 소비자는 이번 프라임 데이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아마존은 프라임 데이가 소비자의 멤버십 가입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으며, 지금도 매번 프라임 데이마다 멤버십 무료 체험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실제 프라임 데이 이후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 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프라임 데이가 시작된 2015년 약 5000만명이었던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 수는 2021년 4월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이후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전 세계 약 2억2000만명, 미국 내에서만 약 1억8000만명이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약 10년 동안 4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프라임 데이는 여름의 블랙프라이데이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는 프라임 데이 참여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300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뷰티 기업 에이피알(APR) 등 일부 브랜드는 큰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여름을 대표하는 쇼핑 명절을 통해 아마존이 얻는 건 멤버십 확대와 판매 수수료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프라임 데이를 통해 더 많은 퍼스트 파티 데이터와 리테일 미디어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데이 기간 리테일 마케팅을 적극 홍보하는 등 리테일 미디어 확장에 있어 프라임 데이를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업 이마케터(EMarketer)는 올해 아마존이 이벤트 기간을 4일로 늘린 직접적인 이유로 매출 증대와 광고 수익 극대화를 꼽았으며, 실제 올해 프라임 데이 동안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48% 증가했다.
이처럼 프라임 데이는 아마존의 리테일 미디어 사업 확장에 톡톡한 기여를 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WARC은 2025년 아마존의 리테일 미디어 수익을 약 606억 달러(약 78조7800억원)로 내다본다. 이는 아마존이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12년의 수익인 6억1000만 달러(약 7930억 원)의 100배 규모다.
아마존의 경쟁사인 ‘월마트(Walmart)’도 2016년 아마존의 프라임 데이를 벤치마킹해 ‘월마트 플러스 위크(Walmart+ Week)’를 진행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자사 리테일 미디어인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 강화를 위해 이벤트 기간 25%의 리테일 미디어 예산 증액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하나의 이벤트로 판매 수수료, 퍼스트 파티 데이터, 리테일 미디어 확장의 복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아마존의 전략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는 이미 매년 가을 블랙프라이데이를 준비하기에 앞서 여름에 프라임 데이를 준비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매년 성장하게 만들고 있다. 수많은 소비자가 주목하는 프라임 데이는 이미 단순 할인 행사를 넘어 매년 아마존이 더욱 단단해지는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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