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각종 박람회의 시즌! 산업별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의 떠오르는 이슈를 전망해 보기 위한 자리들이 마련되곤 하는데요.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마케터의 눈으로 본 '디자인 박람회' 방문기를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내년을 위한 F&B 영감을 쌓을 수 있는 포스팅을 준비해 봤습니다.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던 '2024 FOOD WEEK (제 19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방문 후기인데요. 방대했던 모든 부스를 직접 돌아보면서, 눈에 띄었던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소개해 보려 합니다. 함께 둘러보실까요?
몇 년 전만 해도, 식물성 고기 하면 '절에서 먹는 콩고기?' 혹은 '맛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지 않으셨나요? 하지만 비건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요즘은 그런 인식이 많이 변화된 것 같아요.
그러한 인식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브랜드, 바로 풀무원의 지구식단이 있을 텐데요. 풀무원은 자사의 강점인 두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깃결을 그대로 살려낸 식물성 너겟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식물성 식단을 전파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어요.
이번 박람회에서는 그 뒤를 이어, 우리의 식물성 식문화를 더 즐겁게 만들어줄 새로운 브랜드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바로 100% 식물성을 원칙으로 미식의 즐거움과 건강함을 전하는 브랜드, '위미트'인데요. 위미트의 '위미트프라이'는 국내산 새송이버섯을 활용하여 '한국식 송이순살 프라이드 치킨'을 출시했어요. 이렇게 버섯 고기를 활용한 프라이드 치킨 제품은 국내 최초라고 하는데요. 특히 양념 소스, 청양 소스, 블랙 소스까지 다양한 맛으로 출시돼 먹는 재미가 더해졌답니다. (이 중 양념과 청양 맛은 소스까지 100% 식물성이라고 해요)
이렇게 나의 건강과 환경을 함께 지킬 수 있는 식물성 식품들은 내년에도 더 다양해 질 것 같은데요. 두부와 버섯 다음엔 어떤 식재료가 고기를 대체할 미식 경험을 선사할까요? 또 치킨이 아닌 어떤 제품에 이러한 대체육이 적용되면 좋을까요?
바야흐로 K컬쳐의 시대입니다. K팝, K푸드, K콘텐츠 등 한국의 모든 문화가 세계적인 화제성을 불러오며 전파되고 있는데요. 특히 한식이 처음 해외로 진출하던 시기에는 김치, 만두, 떡볶이 등 한국 음식 '그 자체'를 알렸다면, 요즘에는 한국의 맛을 다양한 요리에 접목시키고 응용할 수 있는 '소스'나 '시즈닝'이 해외로 퍼지고 있답니다.
예를 들면 삼양에서는 불닭볶음면 이후 '불닭소스'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스플래시 불닭'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어요. 불닭 마스코트 '호치'가 스쿠터를 타고 도시 곳곳을 누비며 불닭 소스를 나눠주기도 하고요. 기존에 집에서 사용하던 소스를 가져오면, 불닭소스로 바꿔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죠.
또한 최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스위시(swicy)'라는 맛의 트렌드가 생겼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sweet와 spicy의 합성어로, 한국에서는 '맵달' 정도로 해석되곤 하는데요. 이 트렌드에 따라 미국에서는 매콤 달달한 '고추장'을 접목한 다양한 요리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쉐이크쉑에서 한국에서 한정으로 판매했던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를 미국 현지에 출시해 사랑받았다고 해요.
이번 박람회에서도 한식 그 자체를 넘어, 한국의 '맛' 전파에 원동력이 될 여러 소스 제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대광에프앤지의 '더매운김치시즈닝'입니다. 김치시즈닝은 아마존 1위를 차지하며 '사재기' 열풍이 부는 성공 사례가 생긴 이후로, 여러 기업에서 출시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해당 제품은 0칼로리로 출시되어 샐러드 시즈닝으로도 추천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은 다소 이색적인 소스입니다. 바로 '김'으로 만든 짜먹는 소스인데요. 그 맛이 너무 궁금해 시식해 보았더니, 의외로 그 어떤 한식보다도 오일 파스타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해당 제품은 현재 와디즈 펀딩 중인데요, 상세 페이지를 보면 김의 짭짤함과 쯔유의 단짠한 맛을 한통에 담은 제품이라고 합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꼭 사가는 기념품 중 하나로 김이 큰 인기라고 하죠. 그만큼 김의 색다른 소스화를 통해 다양한 디쉬에 접목된다면, 'swicy'를 이을 또 다른 맛의 트렌드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쭉 짜서 비벼먹는 밥친구 김소스씨' 제품을 개발한 '스퀴진(Squeezin)'은 엄선한 국산 농수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한국형 프리저브 소스를 만드는 브랜드라고 해요. 김 다음으로는 또 어떤 K-소스를 선보일지 주목해 봐도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브랜드는 제품 뿐 아니라 전통미 가득한 패키징으로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바로 고추장과 쌈장을 케찹과 같은 '짜먹는 소스'로 선보인 브랜드 '케이첩(K-CHUP)'입니다. 이번 부스에서는 '매운 케이첩 고추장 핫소스', '케이첩 고추장 핫소스', '쌈싸라 쌈장 소스' 3가지 제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직접 시식해 본 '쌈싸라 쌈장 소스'는 기존 쌈장보다 더 다양한 음식에 활용도가 좋은 맛과 제형을 가졌다고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확장성 등을 고려해 염도를 낮추고 당도를 높인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케이첩 고추장 소스'의 경우에도 참기름부터 마늘, 간장 등을 넣고 묽게 만들어 디핑 소스, 드레싱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미국의 대표 유기농마켓인 홀푸드마켓이 발표한 2025년 푸드 트렌드에 따르면, 내년 '사워도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사워도우는 발효과정을 통해 유산균 수가 늘어나 장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발효 과정에서 글루텐이 분해돼 '소화가 잘 되는 건강 빵'으로 사랑받는데요. 때문에 사워도우의 활용성은 앞으로 피자 크러스트, 브라우니, 크래커, 초콜릿 등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 합니다.
한편, 현재 국내 유업계에서 '락토프리'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4년새 시장 규모가 3배가 커지며, 우유를 마시고 배앓이 등 불편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속편한' 유당분해우유(락토프리)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죠. 서울우유는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우유를 유당불내증을 유발하지 않는 A2 단백질로 만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망과 현황으로 보았을 때,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 뿐 아니라, 이를 잘 소화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니즈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이번에는 이에 적합한, 고식이섬유 식품 전문 브랜드 '파이버릿'을 소개합니다. 파이버릿은 식이섬유로 건강한 식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유지어터를 메인 타깃으로 잡고 있습니다. 부스에는 밀가루와 설탕 없이 팬케이크와 부침개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 고식이섬유 팬케이크 믹스', ' 고식이섬유 부침가루'가 있었습니다.
특히 부침가루의 경우 한식인 '전'을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아 인상적인데요. 파이버릿에 따르면 식이섬유의 부족은 빠른 허기짐, 변비, 식곤증, 복부 팽만감 등을 유발하므로, 건강한 식슴관을 위해 식이섬유의 섭취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내년 건강 트렌드로 증가하는 소화에 대한 니즈와 함께 식이섬유에 주목해 봐도 좋겠습니다.
비건, 식물성 식문화가 트렌드가 되면서 다양한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식물성 우유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죠. 특히 식물성 우유로는 오트밀크가 대표적인데요. 그만큼 다양한 브랜드의 오트 밀크 제품이 출시되고, 카페와 함께 콜라보 음료를 선보이기도 하며 식물성 음료의 선택 폭이 넓어진 한해였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이 '오트밀크'를 이을 새로운 식물성 우유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큐리오 화이트 헴프씨드 우유'인데요.
브랜드에 따르면, 헴프씨드는 대마 식물의 씨앗으로 오메가3, 단백질, 미네랄이 풍부하고 심장 건강과 소화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슈퍼 푸드'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요. 직접 시음해 보니, 그런 건강상 이점을 차치하고도 맛에 대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유의 비린 맛, 오트밀크의 고소 달달함이 빠진 정말 '순수한' 깔끔함이라고 할까요? 단독으로 마시기에도 가벼운 깔끔함이 매력적이고, 음료의 베이스가 되기에도 추가되는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출시되지 않았는데도, 검색을 했을 때 자발적 리뷰와 시식에 대한 호평이 눈에 띄게 많던 브랜드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부스에서는 우유 이외에도, 헴프씨드를 활용한 식물성 에너지 드링크와 콤부차까지 선보이고 있어 그 다양한 활용도까지 알 수 있었는데요. 그만큼 카페나 음료 개발시에 식물성 베이스를 사용하고 싶다면, 헴프씨드를 고려해 보아도 좋겠습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인이 연간 1인당 소비하는 커피의 양은 자그마치 '405잔'이라고 합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153잔의 2.5배가 넘는 수치로, 한국인들에게 커피는 필수템이나 다름 없음을 방증합니다. 동시에 한국인은 만성 수면부족으로 고통받습니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며, 평균치보다 30분 이상 부족하다고 밝혀졌어요.
잠을 줄여 가며 일이나 학업 등 생산성에 노력을 쏟는 문화 특성상, 정신을 깨우는 커피는 필수템이 되었고 수면 시간은 현저히 짧은 것이죠. 이로 인해, 더 많이 잘 수 없다면 같은 시간 수면의 질을 늘리고자 하는 '슬리포노믹스' 시장이 성장했습니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국내 숙면과 관련된 소비 시장이 2011년부터 2021년 10년간 6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어요.
동시에, 커피를 마시더라도 오후 시간에는 조금이나마 카페인의 영향을 덜 받고자 '디카페인 커피'의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883톤을 기록했고,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세븐카페 디카페인 매출은 전달 대비 35%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카페인 외에도 카페인의 영향은 덜어주고, 수면의 질은 높여줄 새로운 제품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최초의 카페인 해소 음료 '닥터카페인 푹' 입니다. 감태, 브로콜리, 타트체리, 묏대추 등 천연 유래물질을 추출 및 배합해 카페인 분해와 함께 항산화, 에너지 생성, 피로회복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하는데요. 숙면을 방해하는 다양한 원인 중 내가 가장 크게 겪는 문제를 타겟팅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하게 느껴져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수면, 스트레스 케어 분야의 신제품을 고민하신다면, 고객이 겪는 다양한 문제 원인 중 한 가지를 명확히 해결할 솔루션을 제시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올리브영에서 '슬로우 에이징'을 테마로 모공, 미백, 기미, 잡티, 안색, 흔적 등 문제를 세분화 하여 상품을 큐레이션 한 것처럼, 카페인을 비롯해 숙면을 방해하는 여러 세부 요소를 분석하며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듯 합니다.
'2024 FOOD WEEK (제 19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서 눈에 띄었던 부스들을 중심으로, 올해와 내년의 F&B 인사이트를 정리해 보았는데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신제품 외에도, 숨어있던 색다른 아이디어들을 만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식품은 인간의 일상에 밀접하게 연관된 필수재일 뿐 아니라, 맛을 넘어 건강, 문화까지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에 산업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식품 박람회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내년을 놓치지 마세요!
오늘의 소마코 콕 📌
✔️ 식물성 식문화는 새송이버섯, 헴프씨드 등 새로운 식재료의 등장을 통해,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발전할 것으로 보여요.
✔️ K푸드는 김치, 만두, 떡볶이 등 한식 '그 자체'를 넘어, 다양한 디쉬에 응용이 가능한 '소스'와 함께 더 확산되고 있어요.
✔️ 음식을 먹은 후 '잘 소화시려는' 니즈, 커피를 먹은 후 '잘 숙면하려는' 니즈처럼 식후까지 관리하는 니즈가 다양해지고 있어요.
Writer. 트렌드 주방장
by. 마케팅 컨설턴시 골드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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