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업무중 디자인 팀과 활발히 협업하면서 가깝고도 멀다 느끼셨던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아예 관심이 없으셨던 분도, 관심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접하진 않으셨던 분도 오늘부터 디자인과 조금 더 가까워져 보면 어떨까요?
디자인도 사회 이슈나 고객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이기에 마케팅과 꽤 닮아 있거든요. 그래서 디자인은 때로 새로운 영감의 창구가 된답니다. 오늘은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된 디자인 전문 전시회 '202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방문기를 소개할게요.
올해로 23회를 맞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지난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었는데요. '판을 바꾸는 디자인, Game Changer'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답니다. 국내 최대 규모로 디자인 브랜드, 기업, 학교 등 210팀의 부스를 만나볼 수 있어 예상했던 2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다양한 부스를 구경하다 보니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보이는 게 재밌는 관람 포인트였는데요. 이번 박람회에서 공통적으로 보였던 키워드가 있다면 '지속가능성'과 'K컬쳐' 였습니다. 사실 어찌보면 너무 익숙한 주제죠. 하지만 이를 색다르게 풀어낸 작품들을 통해 '같은 트렌드도 이렇게 비틀 수 있구나'를 느껴 오히려 좋았습니다.
먼저 색다른 소재를 활용해 한끗을 만든 브랜드로 '마이도이'와 '손끋비'를 소개합니다.
01. 마이도이
업사이클링 도자주얼리 브랜드 '마이도이'는 매년 22만톤의 폐유리가 매립되는 환경오염문제에 주목했는데요. 유리 폐기물을 도자기와 함께 사용해 고유의 크랙 무늬와 신비로운 색감을 가진 주얼리로 탄생시킵니다.
무엇보다 주목한 문제의 중심인 폐유리가 서포트 역할을 한다는 게 특징적이었는데요. 누가 봐도 유리를 재활용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도자 주얼리에 유리를 섞어 뻔하지 않았습니다. 유리가 도자 주얼리의 디자인과 가치를 더해줄 감초처럼 기능했죠. 리사이클링이 드러나는 디자인이 더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시점에 참고할 만한 방향이 될 수 있겠습니다.
02. 손끋비
플라스틱 없는 삶을 추구하는 브랜드 '손끋비'는 플라스틱 대신 밀랍을 활용한 밀랍랩, 밀랍백 등을 판매합니다. 가장 흔한 환경 문제인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위해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죠. 밀랍을 활용하는 만큼 점점 개체수가 줄어가는 꿀벌의 보존 문제에 대해서도 소개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03. 그린라이트하우스&실로암시각장애복지관
이밖에 폐병뚜껑을 큐브처럼 만들어 아트웍 재료로 활용하는 '그린라이트하우스'처럼 콘텐츠/경험과 리사이클링의 결합을 보여준 사례도 있었고요. 거의 유일하게 '배리어프리/유니버설 디자인' 전시를 진행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부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스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점자지도 등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주목할 이슈가 다양한데도, 유독 '친환경'에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게 새삼 느껴졌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새롭게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시작하신다면 더 다양한 이슈로 시야를 넓혀 봐도 좋겠습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극대화 된 만큼 이번 전시에서도 K컬쳐를 기반으로 한 여러 부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통과 문화 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아닌, 새롭고 재밌는 소재를 활용한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로제의 'APT.'로 속 한국 술게임에 흥미를 느끼는 외국인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지금이 바로 더 깊숙한 K컬쳐의 재발견에 적합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눈길이 간 세 가지 부스를 소개합니다.
01. 술렁술렁
먼저 전통 설화 속 도깨비의 성격적 특성에 주목한 대학생 프로젝트 '술렁술렁'입니다. 사람들에게 장난을 잘 치고 술을 좋아한다는 우리나라 도깨비만의 특징을 살려 술을 마실때 사용하는 머들러를 선보였습니다.
도깨비하면 떠오르는 옛 이야기 자체나 캐릭터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성격에 주목했다는 점이 흥미롭지 않나요? 전통 문화 관련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술렁술렁'처럼 누구나 친숙할 주제의 숨겨진 비밀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디깅해 봐도 좋겠습니다.
02. 역서사소
다음은 사투리 문화의 가치에 주목한 디자인 문구 브랜드 '역서사소'입니다. 한글 활용 디자인을 선보인 여러 부스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사투리'라는 특별함은 눈길을 끌었는데요. '역서사소'는 사투리가 그저 촌스럽기만 한 말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문화임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에서 한번 더 들어가 사투리라는 소재를 짚어낸 아이데이션 방식이 인상적으로 느껴졌고요. 같은 말도 사투리로 적어 두니 한글의 또 다른 매력이 전해지는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이처럼 가장 익숙한 문화의 재발견은 국내외 고객 모두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큰 강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03. 프라이스
마지막은 한국 식문화의 킥이자 K-디저트, 볶음밥을 '맞춤형 키링 디자인'에 접목한 '프라이스'입니다. 투명 아크릴 안에 원하는 비즈를 조합해 나만의 볶음밥 키링을 만드는 것이 컨셉이에요.
현대 한국인만의 독특한 식문화 '볶음밥'을 주제로 삼은 것도 흥미롭고요. 재료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맛이 구현되는 점을 '커스텀 키링'에 녹인 점도 재미있지 않나요? 선택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김치볶음밥, 닭갈비볶음밥, 감자탕볶음밥, 삼겹살볶음밥, 샤브볶음밥 5종의 완제품 키링도 판매하고 있었답니다.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볶음밥과 키링처럼 신선한 아이디어를 원한다면, '프라이스'처럼 제품의 특성을 분해하며 의외의 연결고리를 찾아 보세요.
앞서 전시를 관통하는 여러 부스의 공통 키워드 2가지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마케팅과 디자인의 연결성에 주목해 '고객 관점의 솔루션을 제안한 디자인'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마케팅이든 디자인이든 결국 '고객의 니즈와 불편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시했을 때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고객을 설득할 아이디어가 돋보인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01. 엠엠데이&온수호
: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가장 강하다. 돈과 불확실성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 브랜드
한참 부스를 구경하느라 살짝은 지친 시점에도,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던 부스가 있었습니다. '엠엠데이'와 '온수호'인데요. 엠엠데이는 'Make my day & Make money day' 라는 슬로건 아래, 온전히 나를 위한 하루를 보내고 돈을 많이많이 벌고 싶은 니즈를 담았고요.
온수호는 사주명리학의 12지신과 오행이 적용된 나만의 부적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예요. 악을 물리치거나 복을 불러오며 알 수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덜어낼 수 있는 도구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느낀 사례였습니다.
02. 스마트 오브젝트
: 디자이너는 디자이너가 가장 잘 안다. 뾰족한 공감으로 선보인 디자이너를 위한 업무 도구
고객도 몰랐던 잠재 니즈, 다른 브랜드가 발견하지 않은 뜻밖의 페인포인트를 포착하고 싶어 고민한 적 있으신가요? 디자이너를 위한 브랜드 '스마트 오브젝트'는 실제 디자이너 대표님이 만드신 브랜드예요. 그만큼 디자이너의 일, 불편함, 업무를 도울 방법을 깊게 이해해 제품으로 만들었죠.
부스에서는 제목 배치 레퍼런스가 담긴 '레이아웃 카드', 다양한 기획적 시도를 도울 '아이디에이션 101 카드' 등을 만날 수 있었어요. 한 인터뷰에서는 '스마트 오브젝트'를 디자이너의 실무에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유용한' 상품을 판매한다고 소개했는데요. 디자이너도 몰랐던 잠재 니즈를 겨냥할 수 있는 깊은 이해도가 있기에 가능한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03. 김지성 디자이너
: 누구나 하는 고민을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할 신박한 수납장
마지막은 수납장의 틀을 완전히 깨고, 일상의 불편을 해결할 특별한 수납장을 선보인 '김지성' 디자이너의 부스입니다. 실무를 하다 보면 마냥 창의적 아이디어보단 현실과의 타협이 만연해 지는데요.
이 부스의 수납장은 읽던 책이 책장에서 뒤섞이는 불편함, 문을 나설 때 차키를 깜빡 하는 불편함,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오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기존의 수납장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의자와 책상, 문과 서랍, 바닥과 서랍을 합쳤죠. 매우 일상적인 고민을 해결할 과감한 솔루션이 인상적인 부스였습니다.
'202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방문기, 어떠셨나요? 디자인이 주는 새로운 영감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마무리 되었지만, 내년에도 개최될 예정이니 관심이 생기셨다면 내년을 노려 보세요!
오늘은 글에서 얻으신 새로운 영감을 적용해 평소와는 다른 기획적 시도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소마코 콕📌
✔️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주목하신다면, 색다른 친환경 소재나 환경 외 '배리어프리' 등의 이슈까지 관점을 넓혀 보세요.
✔️ K컬쳐에 주목하신다면 우리나라 도깨비만의 성격, 사투리처럼 문화의 구석구석에서 소재를 찾아 보세요.
✔️ 가장 기본적인 욕구 자극, 고객도 몰랐던 잠재 니즈 겨냥, 일상적 고민의 특별한 해답 제시로 고객의 주목을 이끌어 보세요.
Writer. 트렌드 주방장
by. 마케팅 컨설턴시 골드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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