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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사랑하는 아이돌의 생일을 기념하며 축하해 온 문화에는 아주 긴 역사가 있어요. 벌써 4세대 아이돌이 각광받고 있는 지금, 팬들의 생일 축하 문화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1020 세대 사이의 팬덤 문화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또 Z세대 팬덤 특징도 함께 점검해 볼게요.
H.O.T, 젝스키스, god, 신화, 핑클, S.E.S 등 1세대 아이돌이 등장할 시점에는 아이돌의 생일이 다가오면 10대 아이들은 자기 반에 생일 숫자에 해당하는 친구들에게 사탕과 벽보를 돌렸어요. 예를 들어 12월 22일이라고 가정하면 12번과 22번에게 아이돌의 메인 컬러가 담긴 사탕을 선물하는 거예요. 사진처럼 흰색을 코어 컬러로 사용하던 H.O.T 팬들은 우비처럼 하얀 박하사탕을 기념일마다 돌리곤 했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팬층은 대대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온라인 축전을 활용하거나 벽보를 부치는 소소한 규모의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조금 더 개인 차원의 기념이었죠.
이랬던 아이돌 생일 기념 문화에 변화가 생긴 건 3세대 아이돌 이후부터였어요. 트와이스, 우주소녀, 아이오아이, 블랙핑크, 아스트로, NCT, 워너원, SF9, 펜타곤, 더보이즈 등 2015년 이후 데뷔한 아이돌들에게 전과 달리 팬덤은 더 큰 규모의 생일 기념을 진행하게 되었죠. 지하철, 버스, 옥외, 심지어 비행기까지 아이돌의 얼굴을 새겨 대대적인 생일 광고와 홍보를 하게 된 거예요.
여전히 개인 단위의 이벤트 활동이 이뤄졌지만 그보다 더 많은 팬들이 십시일반 모아 아이돌의 생일을 널리 알리는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10대 만의 활동이라고 여겨지던 팬 활동은 비교적 경제력을 갖춘 2030 세대로 더 확장되었고, 이들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규모가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팬들은 아이돌의 생일날마다 단순히 광고홍보 활동만을 하는 것은 아니고, 기부 활동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즈원, 프로미스나인, 오마이걸, (여자)아이들, 스트레이 키즈 등 3.5세대 아이돌과 뉴진스, 빌리, 아이브, 케플러, 피프티피트피,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4세대 아이돌이 등장하는 2018년부터 새로운 생일 문화가 만들어졌어요. 바로 생일 카페인데요. 생일 카페란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에 맞춰 카페를 대관하고 일정기간 동안 해당 아이돌의 사진과 영상으로 공간을 꾸미는 거예요. 음료, 디저트를 구매할 시 팬들이 제작한 특별한 굿즈를 받을 수 있고요. 테이크 아웃 잔들도 예쁜 굿즈처럼 꾸며져서 그 자체를 굿즈로 간직하는 팬들도 있다고 해요.
다시 말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을 홍보하고 알리는 것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겼던 지난 세대의 팬덤과 달리, 지금은 외부에 알리는 것보다 팬덤의 만족, 팬덤이 함께 즐기는 순간을 직접 기획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볼 수 있어요. 공간을 직접 대관하고, 꾸미고, 굿즈를 디자인하는 모든 기획 과정을 손수 꾸릴 정도로 팬덤이 적극성과 주도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죠. 생일 카페는 아이돌이나 연예인에 국한되지 않고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영화 인물을 위해서도 열리는데요. 새로운 덕질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생일 카페를 찾아가는 브이로그나 혹은 자신을 위해 꾸려진 생일 카페를 방문하여 인증하는 연예인들의 영상들이 유튜브에 쏟아지기도 합니다. 일상 브이로그 한 편에 등장할 만큼 생일 카페가 굉장히 일상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이돌을 좋아하는 1020대 팬덤이 스스로 그 환경을 꾸려가는 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을 홍보하는데 힘쓰던 1~3세대 팬덤과 달리, 3.5세대부터는 생일 카페라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어요.
✔️ '생일카페'란 카페를 대관하여 영상과 사진으로 공간을 꾸민 후, 굿즈를 나누기도 하는 팬덤 문화입니다.
✔️ Z세대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외부에 알리는 것보다, 팬 문화를 즐기는 기쁨을 추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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