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를 들썩이게 하는 드라마의 인기를 통해 뛰어난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22명의 드라마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씨네21>과 <한겨레21>의 콜라보레이션 특집을 통해 드라마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거치는 작가들의 고민을 둘러보겠습니다! 인터뷰 발췌문과 각 작가의 특성을 정리해 볼게요!
<힘쎈여자 도봉순>도 힘센 여자보다는 약자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봉순이(박보영)가 키가 작고 고졸이잖아요. 언더도그죠. 그런데 세계를 정복하는 고졸인 거예요. 그건 저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어요.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가로서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거든요. <품위있는 그녀>에서도 어린 시절부터 가난했던 여자의 비루한 삶을 그리는 시선이 있고 <마인>에서도 성소수자의 이야기가 나오죠.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는 세상이 좋아요.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마인>을 작업한 백미경 작가는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통쾌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작가예요. 많은 시청자가 드라마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더하기도 하고요. 저마다 부족함과 결핍을 지닌 주인공들이 자기 고유의 힘과 무기를 깨닫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에요. 백미경 작가가 구축한 용기 있는 세계관에 함께하는 건 어떨까요?
나는 이야기를 짓는다는 생각은 잘 안 해요. 그런데 어떤 관계, 어떤 마음을 궁금해하는 탐구심은 있어요. 우리는 왜 상처받고 어떻게 그 상처를 이겨내는지, 우리는 어떤 순간에 행복하고 어떤 순간에 절망하는지. 그렇게 탐구하다 보면 거기에 부합하는 이야기가 나와요. (중략) 재벌 드라마에서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하는 거 보면서 막 감탄해요. 엄청난 이야기꾼들이구나 하면서. (웃음) 나는 사라져 가거나 빛을 잃어가는 것들에 현미경을 대고 그 순간을 자꾸만 보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그들이 사는 세상> <괜찮아, 사랑이야> <라이브> <디어 마이 프렌즈> <우리들의 블루스> 등 제목만 나열해도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완성시킨 노희경 작가는 세상을 다정하고 아늑한 시선으로 그려내기로 유명한 작가예요. 일상적으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마음과 감정을 이야기에 녹여내면서 진정한 휴머니즘을 선사하죠. 게다가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배우들로부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또 다른 이면을 끌어내서 항상 새로움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특징도 두드러져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작품들이 조금 질린 날에는, 잔잔하고 서정적인 노희경 작가의 작품 어떤가요?
굵직한 인물이 모두 여성으로 설정된 건 ‘재미’를 고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물이다. 굳이 남자와 여자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바꾸자고 작정한 건 아니지만 최종 빌런으로 나이 든 남자의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지겨웠다. (대본에 어울리는) 배우를 떠올리면서 ‘이런 분이 하면 재밌지 않을까?’ ‘이 캐릭터가 이런 느낌이면 어떨까?’ 고민하다보니 용 국장은 편한 등산복도, 슈트도 잘 어울리는 중년 여성이 되어 있었어요. 그게 제일 재밌고 새로운 그림으로 보였어요.
집에 은둔하는 집착 심한 탐정 '구경이(이영애)'. 위생관념은 엄청나게 떨어지지만 집요한 수사력과 당찬 실행력을 갖춘 이 독특한 캐릭터는 전에 볼 수 없던 기묘함을 지니고 있어요. 두 작가가 모여 팀을 이룬 성초이 작가팀은 놀랍게도 <구경이>가 입봉작입니다. 센세이셔널한 작품으로 데뷔를 이룬 셈이죠. 특히나 <구경이>는 본방 시청률은 다소 저조했지만 늘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MZ세대 시청자에게 큰 호응을 얻은 작품이에요. 작품의 흥행 기준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점화시킨 드라마이기도 하고요. 2021년 겨울을 장식한 두 경이들(구경이, 이경이)과 오랜만에 함께 하세요!
항상 안 해 본 것, 낯선 것에서 이야기를 착안하는 편이에요. <신의 퀴즈>는 국내 최초의 메디컬 수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작품이었는데, 그걸 목표로 한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메디컬 수사극이란 장르로 좁혀진 경우죠. 나는 언제나 명확한 주제부터 시작을 하는 편이에요. 장르나 스타일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에 불과하죠. 지금 시대에, 우리 사회에 어떤 이야기를 해야 의미 있을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신의 퀴즈> 시리즈 <굿 닥터> <김과장> <열혈사제> <빈센조> 등 다양한 장르물을 만들어 온 박재범 작가는 긴박함 넘치는 장면 속에 코믹함을 알뜰하게 채우기로 유명해요. 크게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웃고 싶은 날엔 역시 박재범 작가의 작품이 제격이죠. 게다가 약자가 강자를 이기고 정의를 구현하는 박재범 세계관만의 시원함을 좋아하는 드라마 팬들도 무척 많고요. 웃음과 진중함의 무게를 본능적으로 아는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랍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씨네21>과 <한겨레21>이 22명의 드라마 작가를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드라마 작가들의 특징과 고민을 살펴봤어요.
✔️ 사회에 소외된 이들을 조명하는 백미경 작가,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노희경 작가, 전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한 성초이 작가팀, 장르물 속에 코믹함을 극대화하는 박재범 작가를 소개했어요.
✔️ 사람들로부터 큰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의 힘을 느껴볼 수 있는 드라마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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