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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 숏츠나 인급동(인기급상승 동영상)에서 이런 제목의 영상 많이 보셨을 거예요. "결혼식", "엘리베이터", "인생네컷". 무슨 연관이 있나 싶은 이 제목들은, 모두 228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숏박스의 영상 제목들입니다. 제목도 구체적인 상황만 특정할 수 있게 간결하고, 영상 길이도 대부분 5분 내외로 짧아요. 이 제목들은 영상이 주된 주제로 다루고 있는 상황극의 배경을 말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결혼식장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하객들이 공감할 에피소드를 영상화한다던지, 엘리베이터에서 아파트 이웃을 마주쳤을 때, 친구들과 인생네컷을 찍으러 갔을 때 등등 한국에 사는 누구나 한 번쯤 직접 겪어봤을 만한 상황들 자체를 콘텐츠화한 것이죠.
숏박스만이 아니에요. 비슷한 형태의 영상이지만, 주제를 좁혀 20대의 일상 이야기 위주의 영상을 업로드하는 구독자 54만 명의 채널 ‘픽고’도 있어요. 이들은 20대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중심으로 10분 내외의 웹드라마형 영상들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숏박스와 픽고 외에도 이런 유행의 흐름을 따라서 비슷한 영상을 만들고 있는 채널을 인 급동에서 자주 볼 수 있어요. 이러한 영상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한 마디로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는데요.
하이퍼 리얼리즘은 말 그대로 극 사실주의를 의미합니다. 원래는 리얼리즘 이상으로 리얼리즘적인 것을 구현하는 미술 작업들을 일컫는 용어였죠. 우리는 하이퍼 리얼리즘 영상들을 보면서, 겪어보거나 주변에서 보았을 법한 아주 현실적인 상황들에 공감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이러한 '하이퍼 리얼리즘'이 유튜브를 그야말로 점령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트렌드가 되었어요. 여기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고, 왜 사람들이 ‘하이퍼 리얼리즘’ 영상에 열광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디테일한 캐릭터성이에요. 도입부에서 주로 숏박스와 비슷한 상황극 형태의 영상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사실 하이퍼 리얼리즘의 인기 이전에 유명인을 성대모사하거나, 어떤 유형의 인물들의 특징을 살려서 모사하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었죠. 바로 김보민 성우가 운영하는 쓰만복 채널이나, 개그우먼 강유미가 운영하는 좋아서 하는 채널이 대표적이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1IzzQZqVJ-g&list=PL1By4TTlXEndx7i97VO_FeRDUA-HODU77&index=1
https://www.youtube.com/watch?v=kO8rX-TceCA
이들은 현실에서 봤을 법한 캐릭터, 예를 들어서 올리브영에서 근무하는 알바생이라던지, <스카이캐슬>의 '쓰앵님'처럼 누구나 아는 유명한 드라마 캐릭터 등을 모사하는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주었는데요. 쓰복만 채널의 유명 영상인 <스카이캐슬> 성대모사는 조회수가 약 480만에 가까워요. 이런 영상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나 경험의 맥락 속에서 공감에 기반한 폭소를 자아냅니다. 이렇게 캐릭터성을 강조한 유사한 사례로 사실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인기가 많았던 '다비이모', '한사랑산악회' 같은 캐릭터들이 있었죠. 이런 캐릭터들은 그 자체로도 재밌지만, 어디선가 봤을 법한 이모, 삼촌들의 습관이나 말투를 모사하면서 공감 섞인 웃음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현실에 기반한 캐릭터성으로 승부하던 것이 작년까지의 흐름이었다면, 최근 들어서 하이퍼 리얼리즘의 트렌드는 더욱 리얼리즘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주되게 보여주는 영상들이 늘어났어요. 이들은 주로 영상을 웹드라마 형식으로 만들거나 간단한 숏츠로 구성해서 보여주는데요. 앞서 말한 숏박스가 대표적이죠. 공채 개그맨들이 만든 채널인 숏박스는 이런 형식을 '스케치 코미디'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스케치'라는 말 자체가 현실을 스케치해서 만들었다는 의미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웹드라마처럼 거창한 스토리나 배경 설명도 필요 없이 간결한 하나의 상황만을 보여줍니다. 아래는 '결혼식'이라는 제목의 숏박스 영상인데요. 댓글을 보면, 진짜 결혼식 단체사진을 찍을 때 겪는 일이나 감정을 잘 살렸다는 반응이 많아요. 현실 반영을 너무 잘 살렸기 때문에 이 안에 어떤 재밌는 에피소드가 없더라도, 그냥 이 현실을 모방하는 것 자체가 웃음의 포인트가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KlogEzXGGA
물론 숏박스나 픽고가 만드는 고퀄의 웹드라마까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간단한 숏츠만으로도 하이퍼 리얼리즘 영상이 가능해요. 유튜브 채널 달쑤처럼, 어떤 상황이나 유형의 사람을 캐치해서 공감 갈만한 짧은 숏츠들을 만드는 채널도 늘어났어요.
https://youtube.com/shorts/b20dCrnhwNE?feature=share
오늘 이렇게 유튜브의 새로운 훅이 된 '하이퍼 리얼리즘'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캐릭터와 현실의 리얼한 모방이 주된 특징인데요.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캐릭터의 재미보다 현실적인 상황 자체를 재현하는 컨텐츠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하이퍼 리얼리즘의 인기는 아무래도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요즘의 분위기와 맞닿아있는 것 같습니다. 한때 유튜브의 트렌드였던 자극적인 요소들이 없어도 내가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소통이 가능한 것 같아요. 디테일한 컨셉보다 '자연스러움'이 유행하는 요즘 하이퍼 리얼리즘 트렌드는 계속 확장될 것 같아요.
📌오늘의 소마코 콕!
✔️ 유튜브 숏츠, 인급동의 트렌드 키워드는 하이퍼 리얼리즘이에요.
✔️ 현실적인 상황이나 인물들을 반영한 캐릭터 모사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있어요.
✔️ 자극적인 컨셉보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 요즘 감성과 딱 맞는 하이퍼 리얼리즘이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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