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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세대와 다르다! 밀레니얼 세대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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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4. 1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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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러니다. 죽고 싶은데 떡볶이가 먹고 싶다니. 제목에 끌려 샀으나 나는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다. 빼곡히 적은 상담 본문의 내용이 쉽게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완독했던 책은 요조가 쓴 '아무튼, 떡볶이'였다. 이유를 막론하고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내용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는데 꼭 거창한 이유 따위가 굳이 필요할까? 밤새 죽을 듯이 고민하다가도 새빨갛게 매운 떡볶이를 먹으며 만족과 안도를 느끼는 사람들, 어쩌면 그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그들이 아닐지. 제목이 열 일 했다 싶었다. 기성세대들이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면, 요즘 세대들은 무거운 주제도 가볍게 풀어낼 줄 아는 여유와 여백을 가진 듯 보인다. 일견 모순처럼 보이지만 죽고 싶어도 떡볶이가 먹고 싶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이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열쇠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푼 라디오'라는 서비스가 있다. 쉽게 말해 아프리카TV의 라디오 버전이다. 누구나 채널을 개설해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2016년 서비스를 오픈한 이래 누적 다운로드 수만 1,500만 회, 활성 사용자 수 200만 명, 매일 생산되는 오디오 콘텐츠는 10만 개에 이른다. 2017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시작으로 일본과 중동 5개국은 물론 미국에까지 순차적으로 진출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전체 오디오 라이브 앱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 성장세는 더 놀랍다. 첫해 7,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더니 2019년에는 무려 486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450억 원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스푸너'로 불리는 DJ들은 오디오 방송을 열어 일상을 이야기하거나 노래를 부른다. 각 방송의 청취자들은 스티커를 통해 방송 진행자를 후원할 수 있다. 일부 인기 스푸너들은 월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성대한 팬 미팅을 열기도 한다.

 

 

 

 스푼 라디오의 메인 타깃은 10대부터 20대 중반까지다. 유튜브에 얼굴이 나오는 것도 싫고, 자신이 누구인지 드러나는 페이스북도 부담스러운 사람들이다연결되고는 싶지만 노출은 원하지 않는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이 세대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즐긴다. 이들에게 '라디오'는 그 개념 자체가 '신문물'이었다. 누군가에겐 추억 속에나 등장할 이 낡은 서비스가 젊은 층들엔 오히려 생소하고 새로웠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젊은 층의 취향에 맞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시사, 정치 등이 위주인 팟캐스트와 뚜렷이 구분되는 지점이다. TV가 유튜브로 바뀌었는데 라디오의 다음 세대는 뭘까? 이런 질문 하나가 3,000억 원 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오디오 라이브 앱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이 작은 차이 하나가 서비스의 명운을 갈랐다. 30대가 주로 듣는 팟캐스트는 인기는 많지만 돈이 되지 않는 서비스다. FM이라는 공짜 라디오 서비스를 향유한 세대가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1, 20대는 아프리카 TV를 보며 자라난 세대다. 그들은 재미가 있으면 지갑을 연다하지만 라디오가 주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껴본 적이 없다. 스푼라디오는 이 친구들이 선호하는 양방향 소통, 생방송 등을 추가해 라디오를 재해석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예측은 적중했다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었던 세대들에게 그들의 고민을 그들의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주어진 셈이다. 그것도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FM 라디오를 재해석하는 것만으로 말이다.

 

 

 기성세대들은 죽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을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자신의 어려운 시절을 구구절절 늘어놓으며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나름의 해법을 열심히 늘어놓지 않을까?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묵묵히 그들의 말을 다 들어준 후에 '떡볶이 먹으러 가자'며 손목을 잡아끌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스푼라디오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를 먹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라디오 방송일지도 모른다.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지만 자신의 고민을 마음껏 털어놓거나 들을 수 있는 공감의 플랫폼이다. 정말로 많은 이들이 밀레니얼 세대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의 '진심'을 읽어내고 '소통'하는 서비스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는 책의 제목 만으로도 그들과의 교감에 성공하기도 한다. 오래된 라디오 서비스를 재해석해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스푼라디오의 성공을 서비스나 기술력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의도한 것이었건 우연이건 그건 중요치 않다.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들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를 먹고 싶어 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끌 수 있는 그런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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