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자신 없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개팅이든 미팅이든 결과는 항상 실패였다. 그래서 자신보다 외모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연애에 성공하는 친구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영화를 보러 갈 때 좌석을 두 개가 아닌 세 개를 예매하라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의 좌석은 바로 그날 만난 여성의 앞자리를 예매하라는 조언이었다. 앞 사람 때문에 영화를 보는 동안 시야가 가려지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의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절대 만나는 여성에게 먼저 해서는 안 된다는 가이드도 함께 주어졌다. 만일 그때가 겨울이라면 하나의 좌석을 더 예매하라는 추가적인 가르침도 있었다. 패딩이나 롱코트를 둘 좌석까지 예매하면 그 감동이 배가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과연 이 남자는 그날의 데이트에 성공했을까?
코로나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감염의 위험 때문에 사람이 모이지 않으니 소비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일 잘한다고 소문난 지자체 페이스북이 있다. '대구맛집일보'라는 페북 페이지가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로 재고 소진이 어려운 업체들을 소개하고 구매를 독려하는 포스팅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대구 범어동 국수 매장에 아직 판매하지 못한 해물 소고기 쌀국수 50인분의 사진을 페북 페이지에 올린다. 평소 12,000원 하던 메뉴를 10,000으로 할인 판매하는 데다 직접 배송까지 해준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식이다. 코로나로 인해 음식 혹은 기부 물품들을 전달하는데 필요한 차량과 인력을 지원하는 해외 수입차 브랜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지금도 이런 할인 행사 알림은 계속되고 있다.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결국 물건을 팔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낸다는 기본 원리는 변할 수도 없고 변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과정을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한 생각이 드는 것은 대체 왜일까? 브랜딩이란 생산자들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소비자들의 니즈와 연결하는 일련의 문제 해결의 과정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대구맛집일보는 단순히 할인 정보나 기부 소식을 전하는 것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이 엄혹한 시절에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하는 마음일지 모른다. 마치 못생긴 남자가 보이지 않는 배려를 통해 이성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것처럼 말이다.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서로 돕는 과정을 전하는 이 페이스북이 칭찬받는 이유 역시 바로 이 배려와 공감의 마음 때문은 아닐지. 어쩌면 대구맛집일보 페이스북은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구독자들이 가지고 있던 숨은 욕구를 해결해주고 있었던 것일지 모른다.
물론 모든 곳이 이렇게 칭찬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스크를 생산하는 웰킵스란 브랜드였다. 마스크 대란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아 착한 브랜드로 칭찬받던 이곳이 알바생의 일탈로 인해 1만 장의 마스크를 모두 폐기하고 소각하는 소란 아닌 소란이 있었다. 제품 자체로만 보자면 웰킵스는 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알바생을 관리하지 못한 관계로 이 브랜드는 치명상을 입었다. 브랜딩은 제품의 기획과 생산, 판매의 모든 과정 가운데 일어나는 모든 소통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의식 속에 각인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저 제품만 잘 만들고 제대로 홍보만 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랜딩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코로나 19로 인해 만들어진 이 시장의 어려움이 누군가에겐 위기지만 누군가에겐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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