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생성형 AI 광고 1편에서는 대기업들이 이미 팬덤을 가진 AI 크리에이터와 손잡는 현상을 다뤘습니다.
이 광고 봤어? 대기업도 쓰기 시작한 생성형 AI 광고 - 소마코
생성형 AI 크리에이터와 함께 만든 광고, 대기업이 선택한 새로운 협업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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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편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브랜드가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를 만드는지 야나두의 사례를 통해 깊이 있게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야나두는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상황극 숏폼 시리즈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광고는 단순히 ‘AI를 사용했다’는 기술적 사실을 넘어, ‘어떻게’ 사용해야 소비자와 진정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레퍼런스입니다.
야나두의 광고 시리즈는 매우 간단한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AI로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해외여행 중 영어가 서툴러 겪게 되는 웃기고도 슬픈, ‘웃픈’ 상황들을 짧은 숏폼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가령 카페에서 주문할 때 'give me coffee' 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자칫 무례하거나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을 유쾌하게 짚어주어 짧고 임팩트있게 전달하는 것이 이 캠페인의 핵심입니다.
수많은 영어 교육 광고 속에서 야나두의 상황극 시리즈가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캠페인의 핵심 전략과 콘텐츠, 그리고 표현 방식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완벽한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AI 기술을 쓴 광고가 아니라, 아주 영리하게 설계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사례로 분석할 수 있죠.
첫째, ‘강요’가 아닌 ‘찐공감’으로 학습의 문턱을 없앴습니다.
이 캠페인의 가장 큰 성공 기반은 ‘우리 모두의 흑역사’를 소환하는 스토리텔링에 있습니다. 기존 교육 광고처럼 “영어 공부,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라며 소비자를 압박하는 대신, 한국인 학습자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문화적 뉘앙스’의 차이를 정확히 짚어주며 ‘나도 저런 적 있는데!’ 하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죠.
가령 광고 속 할머니가 감기로 병원에 다녀와 “I went to hospital”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전략의 백미입니다. 문법적으로는 틀리지 않지만, 원어민에게는 큰 병으로 입원한 것처럼 들릴 수 있다는 ‘쓰임의 무게감’ 차이를 보여주죠. 또한 할아버지가 카페에서 “Give me a coffee”라고 말하는 장면을 통해, 뜻은 통하지만 무례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을 “Can I have a coffee, please?”로 유쾌하게 교정해 줍니다.
이처럼 야나두는 우리 머릿속에 박힌 직역 표현이 만들어내는 오해의 순간들을 콕 집어 보여줌으로써, 소비자가 스스로 학습의 필요성을 ‘발견’하게 만듭니다.
둘째,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캐릭터’와 ‘AI 기술’로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앞서 언급한 ‘외국어 지적’의 순간은 자칫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나두는 영어가 서툰 한국인 ‘노년층’과 친근하고 수더분한 ‘흑인 남성’을 캐릭터로 설정하는 영리함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위계질서나 인종적 편견이 개입될 여지를 재치있게 차단하고, 시청자들이 마치 친구의 조언처럼 영어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만들었죠.
여기에 ‘완벽하지 않은 AI’의 매력이 더해집니다. 만약 실제 배우가 연기했다면 어색했을 장면들이, AI 캐릭터의 어딘가 어설픈 표정과 움직임과 만나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과 웃음을 유발합니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콘텐츠에 몰입하게 되죠.
셋째, 살아있는 ‘밈(Meme)’을 활용해 트렌드와의 완벽한 합을 보여주었습니다.
야나두 마케팅의 ‘요즘 감각’은 여기서 정점을 찍습니다.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맥락 없이 나타나 노래하고 춤추는 떼창 밈을 ‘이거 주세요’ 편에 절묘하게 활용한 것이죠. 황당함 자체가 웃음 포인트인 밈의 형식에 “Can I take this one?”이라는 교육적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생성형 AI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이 밈의 비현실적인 웃음 코드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시너지를 냈다는 사실입니다. AI의 기술적 한계가 더 이상 단점이 아닌, 콘텐츠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역설적 매력’으로 작동한 것입니다. 이처럼 숏폼 콘텐츠의 문법을 완벽히 이해하고, 지금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트렌드에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태워 보내는 전략은 야나두가 왜 트렌디한 브랜드인지 증명하는 대목입니다.
넷째, 숏폼 콘텐츠의 문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활용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과 유머, 반전까지 모두 담아내 반복 시청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스레드(Threads)와 같은 새로운 SNS에서 브랜드들이 기존의 정제된 톤앤매너를 버리고 친구처럼 가벼운 말투로 소통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소비자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방식으로 다가갈 때, 메시지는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갖게 됩니다.
야나두의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잘 만든 광고를 넘어, 다른 브랜드 마케터들에게 실질적인 교훈을 줍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성공적인 광고는 제품을 강요하는 대신, 소비자의 가장 불편한 지점(Pain Point)을 유쾌하게 자극하여 스스로 필요성을 발견하게 만듭니다.
✔️ AI 같은 신기술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일 뿐, 공감대를 얻는 핵심은 기술의 완벽함이 아닌 아이디어의 '크리에이티브'에 있습니다.
✔️ 가장 보편적인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이를 숏폼과 밈(Meme)이라는 가장 ‘트렌디한’ 그릇에 담아낼 때 비로소 강력한 마케팅이 완성됩니다.
EDITOR 짱수안
"소마코 편집장,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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