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진 두 가지의 극단적인 이미지는 소비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절망적으로 더운 여름이든, 희망적으로 아름다운 여름이든 말이죠. 많은 브랜드가 여름에 세일을 하고, 사람들도 좀 더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소비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엔 여름의 양면성이 작용합니다.
여름의 가장 강력한 지배자는 단연 '더위'입니다. 높은 기온과 습도는 소비자의 불쾌지수를 높이고, 이는 곧 스트레스로 이어집니다. 과학적으로도 더위는 인지 능력을 저하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의 스펙을 꼼꼼히 비교할 심리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들은 당장의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해결책'과 스트레스를 날려줄 '즉각적인 만족감'을 원합니다. "오늘 너무 더우니까 시원한 맥주 한잔해야지", "나가기 힘드니 그냥 배달시키자"와 같은 생각은 지극히 본능적인 반응이죠.
2024년 맥도날드 카타르의 서머 쿨러스 캠페인은 이런 심리를 꿰뚫은 광고입니다. 맥도날드는 디지털 옥외 광고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기온을 알려주는 화면을 띄웠는데요. (사막 환경의 카타르답게 무려 40도!) 지금 기온과 함께 “너무 덥죠?”라는 한마디를 건넨 후, 맥도날드의 여름 음료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정말이지 이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는 없을 것 같네요.
이렇게까지 적극적이고 직관적이진 않더라도, 여름날 아이스 음료 쿠폰을 발송하는 프로모션이나 배송 서비스의 편리함을 강조하는 마케팅은 모두 여름의 불쾌감을 해소하고 싶은 심리를 노린 전략입니다. 이런 광고들은 종종 파란색과 초록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얼음이나 물방울 같은 시각적 요소를 통해 '감각적인 시원함'을 전달하는 비주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꼭 ‘시원함’과 관련된 직접적이고 기능적인 소비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위로 인한 신체적 피로와 짜증은 자신을 위한 '작은 선물'이나 기분 전환을 위한 소비 욕구를 자극합니다. 평소라면 망설였을 새로운 옷이나 디저트 구매가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나오지만 수많은 '여름 한정'들은 이런 심리를 노린 것이기도 합니다!)
여름의 또 다른 얼굴은 물리적인 온도가 아닌, 심리적 감성에 있습니다. '여름'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수많은 감성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킵니다. 우리는 바다로 놀러 가면 마냥 즐겁고 낭만적일 것 같고,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서 선풍기 하나에 수박 반 통이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언젠가는 교복을 입고 꺄르륵거리며 소나기를 맞으면서 뛰어간 적도 있는 것 같고, 첫사랑과 불꽃놀이를 보러 간 없던 추억까지 가지고 있죠.
이런 여름은 현실이 아닙니다. 이것은 여름이라는 이름의, 일상으로부터의 탈출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판타지입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통해 이러한 여름의 긍정적 감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한정판 여름 빙수를 먹으면서 잠시나마 휴가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고, 여름 컬렉션 옷을 입으며 자유로운 에너지를 표현합니다. 이는 제품을 소비하는 행위를 넘어 '여름이라는 추억'을 구매하고 경험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판타지로서 존재하는 여름의 이미지를 이용하기 위해 많이 쓰는 마케팅 전략들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여름철 소비 심리는 두 가지 여름의 '밀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위와 습도'라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생존 본능'이 시원한 음료나 배달 음식 같은 즉각적인 해결책으로 밀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휴가와 청춘'이라는 판타지를 붙잡으려는 '경험 욕구'가 우리를 설레게 하는 한정판이나 새로운 패션으로 끌어당깁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힘은 서로를 강화합니다. 더위에 지쳐 ‘나를 위한 선물’을 찾을 때, ‘여름 한정’이라는 감성적인 유혹이 그 소비를 정당화시켜 주는 것처럼 말이죠. 성공적인 여름 마케팅의 핵심은 이 양면성을 모두 꿰뚫는 것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여름에는 불쾌한 더위를 피하려는 심리와 낭만적인 여름 판타지를 실현하려는 욕구가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 불쾌한 더위는 즉흥적인 소비(예: 시원한 음료, 배달)를 유발하고, '여름'이라는 감성적 판타지는 한정판, 감각적 광고 등을 통해 극대화됩니다.
✔️ 두 가지 심리는 서로 강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EDITOR 원더제비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반짝이는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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