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고리나 모형 비행기처럼 기념품에 머물렀던 항공사 굿즈가 이제는 고객과 소통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품 판매의 범주를 넘어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려는 시도이자, 브랜드를 콘텐츠화해 팬덤을 형성하고 관계를 확장하는 전략입니다. 최근 항공사들은 한정판 굿즈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는 항공사가 교통수단에 그치지 않고 ‘문화 콘텐츠의 주체’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서사를 담은 굿즈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달합니다. 대한항공은 폐항공기와 각종 부자재를 폐기처분하는 대신 업사이클링 굿즈로 재탄생시키고 있는데요. 벌써 6번째로 출시되는 이번 업사이클링 굿즈는 A380-800 동체를 활용한 네임택과 볼마커입니다. 사용된 기체는 2011년 첫 비행 이후 4만 1898시간을 운항한 HL7612로, ‘하늘 위 호텔’이라는 별칭을 제품에 새겨 항공 마니아의 소장 욕구를 자극합니다. 해당 굿즈는 대한항공의 자사 온라인 숍인 이스카이숍을 통해 선보였습니다.
독일 브랜드 '백투라이프(BAG TO LIFE)'는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등과 제휴해 사용기한이 지난 구명조끼를 업사이클링한 가방, 여권 커버, 키체인 등의 여행용품을 제작합니다. 각 항공사 샵을 통해 협업 라인도 판매 중인데요. 최근에는 홈굿즈 제품군까지 확장해 항공사의 ‘안전’이라는 상징적인 가치를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굿즈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 시간과 가치를 품은 오브제로, 일상 속에서도 브랜드와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포켓몬 컴퍼니와 파트너십을 맺고 피카츄 래핑 항공기 ‘피카츄제트TW’를 선보였습니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캐릭터 세계관을 기내 인테리어, 굿즈, 이벤트로 통합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피너츠 75주년을 기념해 스누피와의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공항 카운터와 기내, 홈페이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스누피 캐릭터를 노출하고, 오는 7월부터는 브랜드 감성을 담은 한정판 굿즈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에바에어는 헬로키티와 협업했습니다. 타이베이-파리 노선에 헬로키티 테마 항공기를 선보이며 기내 굿즈를 제공했는데요. 항공사 공식 굿즈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아 헬로키티를 비롯해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를 본격적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캐릭터와의 협업은 항공사의 서비스에 정서적 경험을 더하고, 브랜드 팬층을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의 설렘을 시각적·물리적으로 각인시키는 강력한 도구인 셈입니다.
델타항공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트레이딩 카드 굿즈를 출시했습니다. 기존에는 기내에서만 파일럿을 통해 받을 수 있었던 카드를 이제는 일반 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여 브랜드 유산을 누구나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인천-도쿠시마 노선 홍보를 위해 도쿠시마 라면을 출시해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통해 한정 판매 중입니다. 라면으로 유명한 도쿠시마 지역 특성을 반영했는데요. 항공 여행과 지역 콘텐츠를 결합한 전략으로 소비자 경험을 일상 속으로 확장합니다.
한편 에어로케이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조바이아조(AJOBYAJO)’와의 협업을 통해 청주–칭다오 노선 취항을 기념한 한정판 컬렉션을 출시했습니다. 간판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티셔츠, 드로우스트링백, 반다나 등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여행의 무드를 입는 문화적 경험으로 전환됩니다.
한정판 전략은 브랜드의 희소성과 감정적 연결을 동시에 이끌어내며, 소비자에게 소유 이상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항공사 굿즈는 단순한 상품을 넘어 브랜드 철학과 경험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입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굿즈는 희소성, 스토리, 취향의 결합체로 받아들여지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항공사는 단순히 목적지를 연결하는 수단이 아닌, 비행 전후의 감정과 경험을 설계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굿즈는 이 여정 속에서 브랜드의 존재를 일상으로 확장시키는 가장 유효한 매개체입니다.
굿즈 외에도 항공사 마케팅과 관련된 글을 아래에서도 확인해보세요!
대한항공 55주년 광고, 왜 '아시아나 감성'을 선택했을까?
2025년, 대한민국 항공 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위에 올랐습니다. 오랜 시간 경쟁해 온 두 항공사의 만남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으며, 소비자들은
blog.socialmkt.co.kr
152만뷰! 숏폼 콘텐츠로 화제가 된 티웨이항공 SNS 마케팅
올해 2월 기준, 티웨이항공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약 4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16만 명에 달해요. 티웨이항공은 2030세대에게 인기 있는 숏폼 콘텐츠 등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면
blog.socialmkt.co.kr
오늘의 소마코 콕📌
✔️굿즈는 항공사가 문화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핵심 콘텐츠이자 감성 마케팅의 수단입니다.
✔️팬덤, 수집, 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항공사는 브랜드 접점을 점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비행기 밖의 경험까지 설계하는 항공사의 서비스가 소비자와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EDITOR 이지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분석 및 콘텐츠 기획을 업으로 살고 있는 잡식성 취향 탐색가"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