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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박스가 아니다?” 서울 상륙한 이케아 강동점, 직접 가봤습니다

마케팅 인사이트/브랜딩

by JC_Lee 2025. 5.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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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접근성에 옴니채널 전략… 라이트 유저는 ‘만족’, 매니아는 ‘글쎄’

 

 

출처=디지털인사이트
강동 아이파크 리버 내 위치한 이케아 강동점 전경(자료=이케아코리아)

 

 

지난 4월 17일,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이케아(IKEA)’가 서울 내 첫 매장인 이케아 강동점을 열었습니다. 이케아 강동점은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지상 1층과 2층에 걸쳐 조성됐는데요. 서울 내 첫 이케아 매장이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블루박스(Blue Box)’라 부르는 단독 매장 형태를 벗어난 복합 쇼핑몰 내 입점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케아에 따르면, 전 세계 이케아의 기본적인 확장 전략은 도심 외곽에 순차적으로 매장을 오픈해 한 지역을 커버하는 방식입니다. 국내로 치면 수도권의 광명점과 고양점이 대표적이고, 부산 지점이 ‘부산점’이 아닌 ‘동부산점’인 이유 또한 서부산점을 계획했었기 때문이고요.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접근성 문제와 젊은 층의 비교적 낮은 선호도로 이어지자 최근 이케아는 글로벌 차원에서 높은 접근성과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강동점이 블루박스가 아닌 입점 형태로 문을 연 배경이죠.

 

 

미디어데이에서 이케아 강동점의 접근성과 옴니채널 경험을 강조한 이사벨 푸치 이케아코리아 대표(자료=이케아코리아)

 

 

오픈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사벨 푸치(Isabel Puig) 이케아코리아 대표 또한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복합쇼핑몰 내 매장인 이케아 강동점은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이케아만의 옴니채널 쇼핑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이사벨 대표의 말처럼 이케아가 강동점을 준비하며 강조한 건 크게 두 가지 입니다. ‘높은 교통 접근성’에 기반한 편리함과 온라인과 결합된 ‘옴니채널’ 쇼핑 경험이죠. 이 두 가지를 강조하는 맥락 뒤에는 이케아 강동점이 가진 물리적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강동점만의 강점을 보다 확실히 부각시키기 위한 이케아코리아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그만큼 이케아 강동점은 기존 이케아 매장과는 크게 다른 형태의 매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커머스 업계에서도 이케아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지, 나아가 소비자는 변화된 매장 경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케아 강동점은 이케아의 의도대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매력을 가진 매장으로 느껴지고 있을까요? 지난 4월 말, 직접 이케아 강동점을 찾아 알아봤습니다.


높아진 대중교통 접근성 

수도권에 인접했던 이케아 매장은 광명점과 고양점 두 곳이었습니다.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점의 경우 수도권과의 거리도 있을 뿐더러, 인접한 역이 존재하지 않아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높지 않았습니다. 광명점 또한 광명역이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는 하지만 1호선을 제외하고는 수도권에서 광역버스를 이용해 방문해야 했기에 대중교통을 통한 방문이 용이하지는 않았습니다.

 

 

변경된 3324번 버스 노선도. 변경된 노선으로 소비자는 대중교통으로 이케아 바로 앞까지 접근할 수 있다(자료=강동구청)

 

 

반면 이케아 강동점의 경우 최초로 서울시 내 위치한 만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개선됐습니다. 인근 지하철역인 고덕역에서 버스로 10분 내외, 도보로 20분 내외라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인접 버스인 3324번의 노선 변경으로 이케아가 위치한 강동 아이파크로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실제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물어본 결과, 강동구 인근 거주자는 물론,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까지 이케아 강동점의 장점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아진 점을 꼽는 응답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몇몇 소비자의 경우 이를 이유로 “앞으로 광명점 등 수도권 인접 타 매장이 아닌 강동점을 방문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적극 도입한 옴니채널… 활용성은 의문

대중교통 편의성은 크게 개선됐지만, 기존 블루박스 형태가 아닌 복합몰에 입점하는 형태를 취하며 매장의 전체 면적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케아 강동점의 총면적은 약 2만 5000m²로, 이는 블루박스 형태인 광명점과 고양점의 절반 정도의 크기에 불과합니다.

 

이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결과인데요. 우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으로 진입한 만큼 부지 선정이 기존과 같기는 어려웠습니다. 이케아는 블루 박스 형태의 매장을 기획할 때 부지 자체를 구입해 매장을 건축하는 만큼, 수도권 내에서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입니다.

 

코로나와 이커머스의 확장으로 변화된 시장의 영향도 존재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한 리테일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와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로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며 “완전히 오프라인 공간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기존처럼 큰 규모의 매장을 기획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이케아 강동점에 배치된 소파들. 라이트한 소비자는 제품 수의 차이를 알지 못했지만, 타 이케아 매장을 방문했거나 이케아를 자주 찾는 소비자는 그 차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전체 면적이 절반으로 감소했다는 건, 각 섹션의 크기가 감소하는 동시에 매장에 배치할 수 있는 제품의 품목도 줄어든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케아를 처음 방문한 소비자나 라이트한 소비자는 줄어든 품목의 차이를 체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에 이케아를 자주 찾던 매니아 층은 이 차이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 이케아 광명점을 자주 방문한다고 밝힌 한 소비자는 “이케아 강동점에서 가장 아쉬운 건 줄어든 제품 품목 수가 체감된다는 점”이라며 더 많은 제품을 보기 위해 접근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기존처럼 광명점을 방문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품에 부착된 QR코드. QR코드를 스캔하면 이케아 웹사이트의 제품 상세 페이지로 연결된다(자료=디지털 인사이트)

 

 

이케아의 주된 강점 중 하나가 오프라인에서의 소비자 경험인 만큼, 좁아진 면적 차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은 필수적이었습니다. 온라인과의 연결을 통한 옴니채널 구축이 대표적인데요. 이케아 강동점의 모든 제품에는 QR코드가 부착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그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섹션마다 배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매장에 배치되지 않은 제품이나 색상을 확인할 수 있고, 구매를 희망하는 제품에 대한 주문서 작성, 또는 온라인 구매 연결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매장에 배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서 작성, 제품 모듈화 등 여러 기능을 경험할 수 있지만, 실물 제품을 확인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설득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다만 해당 키오스크가 온라인 앱이 아닌 웹사이트로 연동되는 점, 애초에 앱이나 웹으로 재고를 확인한 뒤 제품의 실물을 확인하고 싶어 이케아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해당 키오스크의 기능이 반쪽짜리가 된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습니다. 한 소비자는 이에 대해 “제품의 모듈화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건 좋지만, 주문 등 키오스크의 다른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인근 주거 형태 고려한 뾰족한 전략도

그러나 부족한 면적을 대체한 전략이 옴니채널 하나에 그치는 건 아닙니다. 기존 매장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콘셉트의 공간 구성이 그 예시인데요.

 

 

 

2025년 4월 기준 강동구 인구 및 세대현황 자료. 세대당인구 평균 2.25명으로 신혼부부 등 소규모 가구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강동구청)

 

 

강동구는 총 1만2032세대 규모의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 젊은 세대의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입니다. 실제 강동구청이 제공하는 ‘인구 및 세대현황’ 자료를 확인해 보면 2025년 4월 기준 세대당 인구 평균이 2.25명으로 신혼부부 등 소규모 가구의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대부분의 거주 형태를 1인 가구 대상의 10평대 오피스텔과 2~3인 가구에 적합한 20평대 아파트가 차지하는 것이죠.

 

인근 거주 형태를 타깃해 55m² 크기에 맞게 구성된 모델하우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이케아 강동점은 이러한 인접 생활권의 주거 형태를 적극 반영한 공간 구성을 보여줍니다. 젊은 층을 겨냥해 총 1인 오피스텔에 최적화된 공간을 구성하기도 하고, 49~55m²(약 14~16평) 정도의 크기에 가구를 배치한 모델하우스 공간 등을 통해 2030 세대의 관심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본인을 강동구 거주자로 밝힌 한 30대 소비자 또한 이케아 강동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요소로 55m²로 구성된 모델하우스 공간을 꼽기도 했습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이케아 강동점의 카페 공간. 소파를 포함해 총 50석의 공간을 할애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카페테리아 공간을 확장한 점 또한 부족한 공간 면적을 완화시키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케아 강동점은 카페에만 50석, 식당에만 600석의 공간을 할애했습니다. 특히 카페의 경우 계단식으로 배치된 소파 공간을 추가해 소비자가 쇼핑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의도했습니다. 충분한 휴게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1층 쇼룸과 2층 쇼룸 사이에 위치시켜 매장을 둘러보는 사이 자연스러운 휴게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전체적인 관람에 대한 피로도를 낮추고, 개방적인 카페 구조를 통해 자칫 몰에 입점한 쇼룸 형태를 야기할 수 있는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도록 의도한 셈입니다.

 

 

편의성과 운영 측면에서는 개선 필요해 

인근 거주 소비자를 겨냥한 뾰족한 전략과 줄어든 매장 크기를 보완하기 위한 여러 전략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지만, 아직 편의성과 운영 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 소비자는 “전체적인 안내가 부족했다”는 후기를 전했는데요. 예로 이케아 강동점은 애견 유모차에 탑승한 반려견과 동반 입장이 가능하지만, 이를 따로 안내하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방문 당일 식당 키오스크 오류로 긴 줄이 늘어서는 등 다소 미흡한 운영이 보였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무인 키오스크가 늘어난 점 또한 불편한 점으로 꼽혔습니다. 한 60대 소비자는 “키오스크로만 주문이 가능해 카페를 이용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밝혔으며, 식당의 경우 방문 당일 유일한 주문 수단인 4대의 무인 키오스크 중 3대가 작동하지 않아 긴 줄이 늘어지기도 했습니다.

 

 

무인 키오스크 위주로 배치된 계산대. 많은 소비자가 이로 인해 결제에 어려움을 겪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1~2대의 유인 계산대를 제외하고 모든 계산이 무인 키오스크로 대체된 점도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한 소비자는 “제품의 수량을 수정하려면 직원을 호출해야 한다. 계산대 대부분이 무인 키오스크로 이뤄져 있고, 유인 키오스크마저 직원이 상주하는 형태는 아니다”라며 무인 키오스크로 대체된 계산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실제 방문 당일 상주 직원들이 키오스크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외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편의도 부족했다는 평가입니다. 한 외국인 소비자는 매장에 영어 안내가 전무해 번역기를 사용해 매장을 둘러봐 불편했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으며, 특히 옴니채널 구축을 위해 마련된 QR코드의 경우 외국 유심을 사용하는 핸드폰의 경우 이케아 웹사이트로 연결되지 못하고 오류를 보여 온전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라이트 유저 사로 잡았지만 매니아 층 공략은 미지수

전반적으로 이케아 강동점에 대한 평가는 라이트한 소비자와 매니아 층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었습니다.

 

이케아를 처음 방문한 라이트한 소비자는 적은 면적에 대한 비교가 불가능하므로 오히려 새롭게 문을 연 강동점에 상대적으로 많은 제품만 있을 것이라 짐작하기도 했으며, 높은 접근성을 이유로 다른 이케아 매장을 방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2인 등 소규모 가구를 타깃한 쇼룸 공간. 이케아 강동점은 인근 거주 형태를 겨냥한 다양한 공간 구성으로 긍정적이 반응을 얻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또한 높았습니다. 특히 인근 거주 형태를 타깃한 모델하우스 공간 등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다른 매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거나 이케아를 자주 찾는 매니아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입니다. 옴니채널 구축을 위해 섹션마다 마련된 키오스크는 모듈화 등 여러 편의기능을 제공했지만, 실제 제품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는 소비자나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재고를 파악하고 방문하는 매니아 층의 방문을 유도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종합해보면 이케아 강동점은 높은 접근성과 옴니채널 등 부족한 공간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 인근 거주 소비자와 라이트한 소비자를 사로잡는 데는 성공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이케아를 처음 경험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오히려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다른 이케아 매장을 방문했거나 강동 인근에 거주하지 않는 소비자, 나아가 매니아 층까지 공략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또한 아직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은 탓에 드러난 미흡한 운영과 안내는 앞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 리테일 업계 전문가는 이케아 강동점의 핵심 목표를 크게 두 가지, 즉 ‘라이트 소비자에 대한 마중물 역할’과 ‘강동과 강남권 소비자 흡수’로 꼽았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이케아 강동점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케아를 경험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케아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강동과 강남 지역에 이미 존재하던 매니아 소비자를 안정적으로 흡수하기에는 아직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오픈 후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개선할 수 있는 요소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이케아 강동점이 추후 안정적으로 수도권의 소비자를 사로잡는 매장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Writer. 이민호
by. 디지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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