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뜨거운 패션 거리, 성수동에는 수많은 해외 관광객이 머무는 장소가 있습니다. 지금의 성수동을 만든 ‘대림창고’, 그곳에 현시점 한국 패션을 대변하는 무신사 매장이 자리 잡고 있죠. 소마코 에디터도 성수@대림창고 매장에 자주 가서 트렌드를 파악하곤 하는데요. 외국인 모두가 행복한 얼굴을 하고 쇼핑을 하는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광경을 대구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대구하면 동성로가 가장 번화가로 불리어 왔는데요. 동성로 가장 중심에 있던 대구백화점이 문을 닫으며 소비의 중심이 점차 종로(약령시)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 길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은 이유는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점과 무신사 스토어 대구점 때문입니다.
무신사가 첫 번째 무신사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었을 때 사람들 대부분은 지역 선정에 의아함을 표했었죠. 강남이나 명동, 홍대 같은 서울 번화가도 아니고, 메가스토어를 열기 좋은 경기도도 아닌 대구에 매장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궁금하시죠? 소마코가 무신사에 물어봤습니다.
대구는 약 236만 명이 거주하는 높은 인구 밀도의 도시입니다. 더 특별한 이유도 있는데요. 2022년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소비 비중이 72%에 달합니다. 전국 평균이 46%이니 꽤 높은 편이죠. 대구는 과거부터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패션의 도시’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수치로 보니 실제로 패션의 도시가 맞았습니다. 여러분 대구광역시 마스코트 이름이 뭔지 아시나요? ‘패션이’입니다.
다만 소비 중심지는 약간 이동이 있었는데요. 백화점 두 개가 모여 있는 반월당, 국채보상공원 쪽에 가까운 로데오 거리, 전통가옥이 모인 힙한 거리인 종로 쪽으로 상권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 활기를 되찾아온 것이 바로 무신사 스토어 대구입니다. 지금은 문을 닫은 채로 있는 대구백화점 건너편, 과거 타워레코드와 유니클로 대형 매장이 있던 자리에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이 입점했고요. 근처에 3년간 공실로 있었던 ‘영스퀘어’ 건물에 무신사 스토어 대구 매장이 오픈하면서, 패션 거리는 단숨에 활기를 되찾은 바 있죠.
실제로 무신사 스토어가 매장을 열 때, 대구시와 동성로상점가상인회는 무신사를 비롯한 패션 브랜드들의 대구 진출을 매우 환영했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 올 가을 대구 동성로 상륙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올해 가을쯤 대구 중구 동성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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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확실했는데요. 기존에 있던 다양한 패션 편집숍들이 활기를 찾은 것은 물론, 2020년 동성로에서 매장을 철수했던 유니클로가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유니클로 동성로점’을 재오픈하기도 했죠. 무신사 스토어와 유니클로 모두 관광객 인기 매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이렇게 패션 매장들이 늘어나며 동성로 주변은 다시금 패션 거리의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무신사 스토어 대구의 입점 브랜드는 당시 약 200여 개였는데요. 인기 품목은 물론, 절반 이상은 대구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던 브랜드로 구성했습니다. 의류는 착용해 봤을 때 가장 쇼핑 만족도가 뛰어나잖아요. 따라서 신진 브랜드들은 새로운 고객 유입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신사가 ‘디자이너 브랜드 입어 보려면 서울에 가야 한다’는 불문율을 깨버린 것이죠.
무신사는 대구 지역의 특성을 살려 ‘곤니치와봉쥬르’, ‘aeae’, ‘캐치볼’, ‘비헤비어’ 등 대구 출신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켰고요. 대구FC 공식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지역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한정 상품을 출시하고, 기념품 판매숍(SOUVENIR SHOP)을 운영하기도 했죠. 일종의 대구 한정판인 셈인데, 한정판이 잘 뽑히면 타 지역 사람들이 유입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요즘 대구에 힙한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데요. 맛집에 갔다가 한정판 의류를 사서 돌아오면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겠죠?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의 경우 패션 상품 구매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성수동의 입지를 살려 ‘여성 패션 및 글로벌 특화’ 지점으로 기획됐습니다. 실제로 매장 오픈 한 달 뒤인 2024년 10월 기준, 거래액 중 절반이 외국인 고객 매출이었다고 하는데요. 신진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까지 간접적으로 돕고 있는 셈이죠? 해당 매장은 외국어 대응과 현장 텍스 리펀드 기기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 편의성을 많이 고려한 매장인데요. 패션의 거리 성수동에 단독 매장을 내기 어려운 신진 브랜드들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품에 있는 QR을 찍으면 무신사 앱으로 연결되고, 4개 국어(한∙영∙일∙중)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최근 29CM와 문구 편집숍 ‘포인트오브뷰’ 의 운영사 아틀리에 에크리튜가 개최한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가 많은 화제가 되었죠. 소마코도 인벤타리오에 다녀와서 간략한 후기를 남겼었는데요. 인벤타리오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문구 페어에 왜 이렇게 줄이 길었을까? <인벤타리오 2025>
어떻게 이런 조합이 가능하지?문구를 취향의 언어로 풀어낸 ‘인벤타리오’ 현장을 처음 마주한 순간, 든 생각이었습니다.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인벤타리오‘는 29CM와 프리미엄 문구 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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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 위치한 ‘포인트오브뷰’는 문구 덕후들을 설레게 하는 편집 매장인데요. 포인트오브뷰의 존재와, 오이뮤 같은 스타 브랜드 탄생을 통해 문구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을 시점,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가 열렸죠.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 참여 브랜드 역시 무신사 스토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선정되었어요. 예를 들어 29CM에서 높은 성장률로 주목받는 신진 디자인 문구 브랜드와, 정체성과 헤리티지가 분명해 관람객의 취향이 확장될 수 있는 브랜드들을 선정했다고 해요. 선정된 브랜드 중 75%가 소상공인에 해당하기도 했죠.
행사 운영에 대한 비판도 있긴 했지만, 인벤타리오의 효과는 숫자로 입증되었어요. 포인트오브뷰의 거래액은 행사 전 주 동기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요. 연필 편집숍 브랜드 ‘흑심’은 4배 이상의 거래액 증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다이노탱은 3배, 포장지 브랜드 가위는 2배씩 거래액이 증가했다고 하죠.
이외에도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요. 부스 참여 브랜드 90% 이상이 기대 목표를 달성했고, 97%가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하는 등, 긍정적인 설문 조사 결과가 남았어요. 요즘 핫한 불교 박람회처럼 인벤타리오도 매년 열리는 정기적인 행사가 되지 않을까 소마코는 예상해 봅니다.인벤타리오 이전에도 그랬지만, 포인트오브뷰는 성수동 내에서도 가장 많이 붐비는 숍이 되었답니다.
온라인 플랫폼인 무신사는 왜 오프라인 스토어에 공을 들이는 걸까요? 트렌드 변화와 시대의 흐름 때문입니다. 우선, 패션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이 더 강세입니다. 2023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패션 소매 시장에서 온라인 쇼핑 비중은 전체의 35~40%, 오프라인이 60~65%를 차지하죠. Z세대가 ‘경험’, ‘체험’을 중요하는 성향이 강한 만큼 오프라인 스토어의 필요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성수동이 팝업천국이 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고요. 인벤타리오나 불교 박람회 등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와도 같겠네요.
무신사 역시 오프라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과거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가 오픈했던 2010년대에는 국내 디자이너들이 자사 상품을 팔 수 있는 판로가 적어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했고, 이제는 체험과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매장이 필요해진 것이죠.
무신사 스토어는 그래서 판매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입점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 공간으로도 쓰여요. 신규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새로운 색상이나 염색 기법, 새롭게 유행하는 핏 등은 직접 확인했을 때 가장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무신사 스토어들의 성과는 당연히 대단합니다. 무신사 스토어 대구는 대구 외 인근 지역에서도 큰 호응을 이끌어내 1~9월 기준 누적 방문객 수 75만 명을 기록했고요. 무신사 스토어 홍대는 오픈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 원∙방문객 100만 명 돌파, 거래액 36%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행했습니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오픈 보름 만에 누적 거래액 10억 원을 돌파했는데, 6일간 일평균 거래액이 1억 원 이상이었다고 하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신진 브랜드들이 국내 및 해외 소비자들에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패션도 K-콘텐츠 중 하나라면, 무신사가 그 마중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아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현재 트렌드는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라고 부를 수 있는데요. 소비자들이 거대한 유행보다는 각각 취향에 맞는 제품을 소비하는 시대가 됐죠. 이 시기에는 취향 저격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작은 브랜드들이 주목받습니다. 문제는 이 작은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전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걸리기만 해봐” 무신사가 성장 초기 브랜드에 집착하는 이유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산업 속에서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성장 초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무신사가 있습니다. 2년 연속 무신사 연간 거래액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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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플랫폼으로서 무신사는 따라서 성장 초기 브랜드 육성에 집중하고 있어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획전, 라이브, 마케팅 등을 돕는 역할을 하죠.
특히 이번 달부터 '2025년 파트너 펀드 프로그램'을 운영해 소상공인 브랜드 지원에 1,000억 원을 사용한다고 해요.
무신사, 올해 패션 소상공인 대상 펀드 자금 1000억 원 지원한다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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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접점인 무신사 테라스나 스퀘어, 오프라인 무신사 스토어도 동일한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의 감도를 전시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가 취향 속에서 만나도록 하는 역할을 하죠.
어쩌면 무신사가 팔고 있는 건 패션이 아니라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장소, 그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무신사가 대구 동성로에 매장을 열며 상권 회복에 기여했습니다.
✔︎29CM가 인벤타리오 전시를 통해 취향을 발견하고 체험하는 역할을 했고요.
✔︎소규모 브랜드와 소상공인을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접점을 마련하고 있어요.
EDITOR 수종철
"소마코 편집장 수종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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