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 3사가 모두 디지털 디톡스를 장려하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요. 사람들이 핸드폰을 더 오래, 더 많이 사용할수록 이익을 얻는 사업 구조인데, 어떤 까닭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장려하는 걸까요?
그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이익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최근 전세계적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 디톡스 열풍이 불고 있어요. 갈수록 짧아지고 자극적으로 만들어지는 콘텐츠에 중독되었던 MZ세대가 건강하게 도파민을 충족할 방법을 찾으며 디지털 디톡스의 유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 열풍의 연장선으로 독서도 유행하기도 했죠.
이 열풍을 기회로 삼아, 자칫 건강한 도파민의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해 장기적으로는 더 이익이 될 수 있도록 3사 모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통신사 3사가 제안하는 디지털 디톡스, 자세히 알아볼까요?
LG유플러스 자사 플랫폼 '너겟' 이용자 1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디톡스 체험을 제공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최근 진행했습니다. 너겟은 '몰입의 순간을 경험해'라는 슬로건으로 브랜드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이 또한 그 일환이었죠.
오프라인 공간에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없이, 피크닉을 즐기는 '노 폰 오아이스(NO PHONE OASIS)'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쓸 수 없도록 넣는 '폰 박스'를 만드는 브랜드 스톨프와 협업해 디지털 세상 밖의 세상에 집중할 수 도록 했죠.
시집이나 에세이를 읽고 필사할 수 있는 라이팅룸,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 존, 잔디밭에서 낮잠을 잘 수 있는 낮잠 존도 운영되었습니다. 이밖에도 드로잉클래스, 사생대회, 버스킹 공연 등 디지털 기기 없이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는 콘텐츠로 행사를 구성했어요.
그동안 습관처럼 꺼내들었던 스마트폰이 없는, 잊고 있었던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는 후기가 많았어요.
어느 스포츠든 그러하지만, 펜싱은 날카로운 정확함과 순발력이 더더욱 중요한 만큼, '집중력'이 아주 중요한 종목이죠. 그런 펜싱 선수가 어딘가에 중독되면 어떻게 될까요?
단편영화 '중독: 나한테만 보이는'은 펜싱 선수 '지민' 역을 맡은 배우 김향기가 점차 도파민에 중독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중독'은 SK텔레콤의 디지털 캠페인 'AI 결자해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공개된 또 다른 영상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의인화된 AI가 도파민의 중독의 심각성을 해결하기 위해 학습하고, 건강한 AI로 거듭나기 위한 훈련 장면을 재밌게 그렸어요. 펜싱 선수 오상욱 선수도 이 영상에 특별 출연해, 도파민 중독이 되었을 때 훈련이 얼마나 흐트러질 수 있는지 실험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죠.
SK텔레콤은 지난 2월에도 홍대 T팩토리를 목욕탕 컨셉으로 꾸며, 체험형 전시 '송글송글 찜질방, 도파민 쫙 빼 드립니다'를 열었었어요. 방문객들은 도파민 중독 자가진단 질문지를 받고, 스마트폰을 제출하며 디지털 디톡스 체험을 시작하죠.
KT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디톡스 캠프'를 열었어요. KT는 이전에도 세브란스 병원, 서울시, 경기도 교육청 등과 손을 잡아 지난 2022년 '디지털 시민 프로젝트'를 출범한 바가 있었죠.
이번 캠프에서는 중학생 110명이 참가했고,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으면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독을 예방하는 법을 강의 형태로 학습했어요. 또, 아날로그 카메라를 체험하고 요가와 명상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체험했죠.
앞서 LG유플러스는 재밌는 오프라인 행사로, SKT는 캠페인 홍보 영상과 팝업으로 디지털 중독에 대응한 것과 비교하면, 보다 직접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청소년을 비롯해 모든 연령대에서 '스마트폰 중독', '도파민 중독'은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죠.
통신사 3사의 이런 행보는 ESG 경영의 일부이자, 균형 잡힌 일상을 찾고자 하는 MZ세대의 니즈를 충족해 미래 세대 고객을 유치하는 간접적인 전략으로 분석되기도 해요.
오늘의 소마코 콕📌
✔️ 이동통신사 3사 모두 디지털 디톡스를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 다소 아이러니해 보이는 현상이지만, ESG 경영과 미래 세대 유치 전략으로 풀이돼요.
✔️ 나날이 심각해지는 스마트폰 중독에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도 역시 하나의 의도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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