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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달 vs 허생, 누가 진짜 마케터인가?

마케팅 인사이트/콘텐츠

by J_JG 2024. 8. 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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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마케팅 기법이 존재합니다. 브랜드의 인지도와 가치를 높여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를 얻는 브랜드 마케팅,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클릭, 전환, 판매 등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등등,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끝이 없죠.

 

마케팅은 운영 등 제반 활동까지 모두 포함한 체계적 경영활동에 속합니다. 광고가 잘 되었어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있으면 수익은커녕 환불러쉬와 클레임 폭탄, 심하면 법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조선 후기와 조선 중기에 '장사'를 통해 많은 돈을 번 소설 속 인물 김선달과 허생의 마케팅을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해서는 안 될 불법적인 경영과 마케팅을 한 인물들이지만, 상업이 천시되던 조선시대에 '장사'로 이름을 날린 두 인물의 마케팅이 어떤지, 두 사람 중 누가 더 좋은 마케터인지 살펴보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아요. 

출처 : qrrating 블로그

 

 

 

1️⃣ 허생과 김선달의 배경과 능력

🍑 허생

우선 허생은 10년의 글공부를 목표로 하였지만 7년째 되던 해 아내의 잔소리에 못 이겨(잔소리할만했다고 생각해요) 한양의 갑부 변 씨를 찾아가 1만 냥(현재 기준 2억 정도)을 빌리고 안성 시장의 과일을 싹쓸이했어요. 즉, 청과물 장사를 통해 자본금을 마련한 사업가입니다.

 

이후에는 이렇게 마련한 자본금으로 피봇팅을 시도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말총(말 꼬리털)을 모두 사다가 망건 값을 10배로 올렸어요. 피봇팅은 기존의 철학과 비전은 유지하되 전략만 수정하여 사업의 방향을 전환함을 의미해요. 주로 스타트업 산업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예요.

 

 

🏞️ 김선달

김선달은 일찍이 무과에 급제한, 지금으로 치면 공무원이지만 타고난 모험심과 장난기로 팔도를 쏘다니며 사기를 치는 인물이었어요.

 

가장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대동강 물을 팔았던 사건인데, 바람잡이인 물 장수들에게 돈을 주고, 물을 퍼갈 때 돈을 돌려받았어요. 이렇게 물세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다 대동강 물장사 권리를 탐낸 한양의 도고(거상)에게 대동강을 판매했어요. 일종의 엑시트를 한 셈이에요.

 

 

출처 : 미드저니 + 켄바 편집

 

 

두 사람의 능력치를 비교하자면 이렇지 않을까요?

 

허생의 능력치 김선달의 능력치
지력 (Intelligence) ★★★★★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큰 이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탁월함.

기지 (Resourcefulness) ★★★★★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임.

담력 (Courage) ★★★★☆
거액을 빌리고 고위 인사를 꾸짖는 등 대담한 행동을 함.

사회 비판 (Social Critique) ★★★★☆
조선의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함.

현실감각 (Pragmatism) ★★★★☆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제시함.

모험심 (Adventurousness) ★★★☆☆
새로운 도전에 나섰으나 한계가 있었음.

양심 (Conscience) ★★★☆☆
사람들을 돕고 빚을 갚았으나, 시장 조작에는 거리낌이 없었음.

비전 (Vision) ★★★☆☆
경제적 발전을 위한 제안을 했으나, 전통적 가치에 얽매였음.
지력 (Intelligence) ★★★★☆
다양한 사기 수법을 고안하고 실행함.

기지 (Resourcefulness) ★★★★☆
위기 상황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함.

담력 (Courage) ★★★★☆
다양한 사기 행각을 두려움 없이 실행함.

사회 비판 (Social Critique) ★★★☆☆
일부 사기 행각에서 사회 부조리를 풍자함.

현실감각 (Pragmatism) ★★★★☆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음.

모험심 (Adventurousness) ★★★★☆
대담한 행동과 새로운 도전을 즐김.

양심 (Conscience) ★★☆☆☆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음.

비전 (Vision) ★★★☆☆
사회적 부조리를 풍자하였으나,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함

 

 

 

 

2️⃣ 허생의 '시즈널 마케팅'

그(허생)는 안성의 한 주막에 자리 잡고서 밤, 대추, 감, 배, 귤 등의 과일을 모두 사들였다. 허생이 과일을 도거리로 사 두자, 온 나라가 잔치나 제사를 치르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과일 값은 크게 폭등하였다. (연암집, 허생전)

 

허생이 처음 시작한 마케팅은 시즈널 마케팅으로 보였습니다. 밤, 대추, 감, 배, 귤 등 '과일'이라는 보관이 어려운 상품을 대량 매수하고 순식간에 판매할 수 있었던 것에는 '제사'라는 시즈널리티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요.

 

오늘날에도 추석이나 설 전에는 수요가 몰려 과일값이 오르는데, 이 시기를 잘 파고들어 1만 냥(2억)을 10만 냥(20억)으로 불리는 데 성공한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미드저니 생성 이미지

 

🔍시즈널 마케팅 (Seasonal Marketing)

✔️특징: 특정 시즌이나 이벤트(예: 크리스마스, 블랙 프라이데이, 밸런타인데이 등)에 맞춰 상품이나 서비스를 프로모션하는 마케팅 전략.
✔️목적: 시즌 특수를 활용하여 매출을 극대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

 

 

 

3️⃣ 김선달의 '바이럴 마케팅'

과일을 직접 팔아 수익을 냈던 허생과 달리, 김선달은 물을 길으러 온 사람들, 물 장수의 입소문을 통해 자기 사업의 입지를 다졌어요. 우물이 없는 평양의 사정을 알고 있는 서울(한양)의 거상들이 보기에 김선달의 대동강 물장사 사업은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을 거예요.

 

한성 상인들은 수천 냥의 대금을 지불하고 김선달로부터 마침내 대동강 물의 판매 권리를 구매했지만, 막상 물값을 받으려 하자 '누가 물을 돈을 주고 사느냐'라는 면박과 함께 사람들의 몰매를 맞아야 했어요. 마치 매출을 올려 외형을 키운 후 다음 그 사업에 매력을 느낀 투자자, 사업자에게 돈을 받고 사업의 권한을 넘기는 엑시트와 닮았어요.

 

여기서 김선달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현대 사회에서야 생수를 사먹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신선한 일이었기에 자발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콘텐츠이기도 했고, 이에 더해 김선달은 직접 물 장수들에게 돈을 주고, 물을 퍼갈 때 돈을 돌려받는 등 나름의 광고비를 지출해가며 대동강 물장사의 사업성을 부각했어요.

 

미드저니 생성 이미지

 

🔍바이럴 마케팅 (Viral Marketing)

✔️특징: 자발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작하여 널리 퍼지게 하는 마케팅 전략.
✔️목적: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노출과 인지도를 얻는 것. 

 

 

 

4️⃣ 누가 진짜 마케터인가?

허생과 김선달 모두 조선의 경제 상황 속에서 마케팅적 기지를 발휘해 금전적 이익을 얻는 데 성공했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허생이 시즈널 마케팅에 앞서 행했던 매점매석은 오늘날 기획재정부에서 금지하는 물가 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이고, 김선달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외형을 불리긴 했지만, 실질적인 사업을 영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기죄에 해당하죠.

 

두 사람의 마케팅이 범죄 행위로 세운 사업에 기반했다는 점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둘 다 능력은 있으나 양심이 없는 유형이에요. 최근 소셜커머스 티메프의 환불, 정산 중단 사례를 보자면 이 양심,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상기해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 중 누가 더 마케터에 가까운가 생각해 보면, 김선달은 자신의 욕망과 이익에 충실하기도 했고 마케터로서의 재능도 있기에 천직이라 할 수 있지만 허생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다른 케이스로 보입니다. 순수 학문에 뜻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를 획득한다면, 업계를 떠날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실제 소설에서도 김선달은 꾸준히 모험을 하며 재담가로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한 반면, 허생은 벌어들인 100만 냥 중 50만 냥을 바다에 버리고 40만 냥은 기부하였으며, 돈을 빌려준 10만 냥을 변 씨에게 준 후 변 씨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으며 선비로 살아가다가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어린이 도서 속 허생과 김선달, 카피라이팅과 이미지의 조화가 꽤나 웃기다. (출처 : 교보문고)

 

 


 

 

비록 소설속 인물이지만, 두 사람 모두 인간적 매력이 있어요. 허생은 변씨에게 오직 언변과 눈빛만으로 투자금 1만 냥을 확보했고, 김선달은 일화 내내 재담가로서의 매력을 뽐내기도 해요. 라이브커머스를 한다면, 꽤나 많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허생의 시즈널 마케팅과 김선달의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을 배울 수 있어요.
✔️마케팅 활동 시 항상 윤리와 도덕성의 중요성을 되새겨야 해요.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야 해요.

 

 

 

Writer. 큐레
by. 마케팅 컨설턴시 골드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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