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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일주일치의 장을 보고,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커피를 마신 후 SSG랜더스 야구장을 가는 하루. 하루종일 신세계 계열사만 이용해도 충분히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한 하루. 그야말로 '신세계 유니버스'로 채운 하루입니다.
6월 초, 신세계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라는 유료 멤버십을 출범시키면서 이런 하루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었어요. 신세계의 6개 계열사인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SSG닷컴, 스타벅스, G마켓/옥션, 신세계면세점을 하나의 멤버십으로 통합시킨 이른바 '세계관 대통합'이라고 할 수 있죠. 회비 3만원을 내면 6개의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할인, 포인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료 멤버십입니다.
그럼 신세계가 이렇게 하나의 멤버십으로 대통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고객들을 '락인' 시키기 위함이에요. 어떤 고객은 이마트에서 오프라인 장을 보지만, 온라인 쇼핑을 쿠팡에서 할 수 있어요. 또 어떤 고객은 주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지만 백화점은 현대백화점을 이용할 수도 있겠죠.
흩어져있는 계열사들의 이용 고객들이 다른 곳으로 이탈하지 않고 신세계 계열사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도록 '락인'을 시키기 위해선 이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멤버십이 필요하다고 느낀 거예요. 계열사들이 다 같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인 셈입니다. 유료 멤버십 시장은 이미 쿠팡과 네이버가 독보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양강구도였는데, 신세계가 올 6월 참전하면서 유통가에서는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쿠팡, 네이버, 그리고 새로 나온 신세계 멤버십, 이 3가지 멤버십은 만들어진 목적은 같지만 그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먼저 쿠팡 와우 멤버십은 '배송'이라는 강력한 유인으로 가입자 수나, 만족도 면에서 모두 1등을 달리고 있어요. '무제한 무료 배송'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 소비자들을 끌어모았죠. 이 외에도 로켓프레시 새벽 배송, 쿠팡플레이(OTT) 무료 이용권,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10% 할인 등 10여 개의 혜택들로 제공의 폭을 점점 확대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올 1분기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하면서 이마트의 매출을 넘어섰는데, 이마트가 쿠팡에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물론 쿠팡이 온라인 기반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더 입은 측면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쿠팡 와우 멤버십의 락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쿠팡 와우 멤버십에 대항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유인 전략은 바로 '적립'이에요. 멤버십을 이용하면서 네이버의 간편 결제 시스템인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최대 5%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뿐만 아니라 티빙, 스포티비, 네이버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와 클라우드 혜택도 포함되어 있어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3년 만에 가입자 8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쿠팡의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은 앞서 소개한 두 멤버십이 월 구독료 5000원 선에서 제공되고 있는 반면, 연간 구독료 30,000원에 제공되고 있고, 혜택은 6개의 계열사에서 상시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오프라인 혜택이 있는 것은 매력적이나, 아직까지는 5%의 할인 혜택이 타 멤버십에 비해서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으로 다가오지 않죠. 배송과 적립이라는 쿠팡과 네이버의 강력한 한방에 견줄만한 혜택, 신세계가 앞으로 더 풀어나가야할 과제인데요.
이 과제를 위해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내건 것은 '세계관의 확장'이에요. 아직 멤버십에 포함되지 않은 스타필드, 이마트24 같은 신세계의 다른 계열사들을 추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세계 계열사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분야들은 타 기업과 손을 잡아서 멤버십의 혜택 제공 분야를 더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실제로 작년 12월에는 통신사 KT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대한항공과도 마일리지 적립 연계를 맺었어요. 이 외에도 신세계의 야구 구단인 SSG랜더스의 홈경기 할인 예매권을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한정 판매하고, 7월부터 진행되는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이벤트 참여권을 주는 등 다른 멤버십과 차별화된 혜택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구도에 뛰어든 신세계가 과연 '멤버십 대전'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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