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한남동 등 힙스터들이 모이는 곳이 홍대 말고도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홍대는 특유의 젊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장소입니다. 최근 홍대에는 팝업스토어나 플래그십 스토어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가 홍대에 생겼고, sk텔레콤의 플래그십 스토어 T팩토리도 뒤를 이었죠. 새로운 홍대 핫플이 된 AK&홍대에서도 꾸준히 팝업스토어가 생기고 있어요.
오히려 홍대는 요즘 브랜드의 ‘테스트배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테스트배드란 일종의 시험무대로써 실제 런칭을 하기 전에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등이 원활히 작동을 하는지 시험하는 시스템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아까 말씀드린 무신사 스탠다드는 온라인 커머스 기업인 무신사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브랜드인데요.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 역시 플래그십 스토어 형식으로, 작년 홍대에 1호점을 열어 주목을 받았었죠. 플래그십 스토어는 성공적이었고, 오프라인 매장의 인기와 전략적 필요성을 확인한 무신사는 다시 올해 봄, 성수동에 ‘슬랙스 랩’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열었어요. 무신사 테라스가 입점해있기도 한 AK&홍대 플라자에서는 브랜드 예일과 함께 또 다른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성수동에서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죠.
여전히 유동인구가 많다는 측면도 있지만 플래그십 스토어나 팝업 스토어의 성격 상 MZ 세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시연해보기 위해 적합한 장소가 홍대인 것 같다는 의미도 될 것 같은데요. 또 다른 사례로는 오늘 소개해드릴 L7 홍대가 있을 것 같습니다. 롯데호텔에서 운영하고 있는 L7 홍대는 홍대입구역 1번 출구에 인접해있어요. 홍대 메인 거리인 양화로 한복판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최근 이 양화로 한복판에는, 롯데GRS에서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와 롯데리아가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어요. 롯데 그룹은 최근 호텔 1층 상점들을 리뉴얼하면서 L7 홍대점이라는 장소와 입지를 테스트배드로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메이징 박스’라는 컨셉을 가진 롯데리아 홍대점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한 무인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문의 자동화는 키오스크가 보급되면서 여기저기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을 가리지 않고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롯데리아 홍대점의 특징적인 점은, 주문부터 픽업까지 모든 과정이 무인으로 운영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이렇게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컨셉화해서 굉장히 미래적인 인테리어를 만들었어요. 무인시스템의 테크놀로지가 힙한 인테리어와 만나면서, 우리가 ‘롯데리아’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브랜드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죠. 주문과 픽업의 과정이 무인으로 이루어진다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 매장을 계단식으로 레이어링 해서 홍대가 가지고 있는 젊은 느낌을 매장 안으로 옮겨왔고, 대형 미디어 파사드도 뒷 배경으로 설치했어요.
이런 시도들은 홍대가 가지고 있는 힙한 이미지와도 잘 어울려서 먹는 것 자체를 위해서 보다는 체험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지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년 12월 오픈한 이후로 롯데리아 홍대점은 3주 만에 목표 매출액의 40%를 초과 달성했다고 하네요. 롯데리아의 일반적인 지점이 같은 위치에 있었다면, 이렇게 높은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롯데리아가 새롭게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입지의 정체성과 맞춰서 새롭게 제시해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롯데리아 홍대점 매장이 개장한 이후 1달 여 뒤인 올해 1월, 롯데GRS는 다시 L7 1층 상가에 엔제리너스를 입점했습니다. 일반적인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인 엔제리너스 타 지점들과 달리, L7 홍대점은 다이닝 카페로 운영이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인테리어 분위기부터 완전히 다르죠. '일상'을 컨셉으로 인테리어를 했다고 하는데요. 사용된 색감이나 소재도 따뜻해 보여서, '엔제리너스' 하면 쉽게 떠오르는 블랙 등 어두운 계열의 색감과는 정 반대죠.
공간 구획도 다양화했는데요. 나아가서 브루잉, 샌드위치 등 음식 제조 공간도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눈에서도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DIY 샐러드 다이닝 카페인만큼 L7호텔 프로그램에 조식 구성으로 들어가는 등 좀 더 유동적인 접근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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