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을 브랜드화하여 특정 분야에 대해 먼저 자신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 또는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되는 나만의 가치를 높여 인정받게끔 하는 과정.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의 사전적 정의는 위와 같습니다. 자신을 브랜드화 시키고 싶은 흐름이 2030 직장인들 사이에 많이 보여지는데요. 회사에 소속돼 있더라도 회사의 평판이 곧 자신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개성으로 자립하고 싶은 MZ세대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구 '배달의 민족' 마케터인 이승희 님은 '숭'이라는 이름으로 영감 노트 계정을 운영하면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는데요, 마케터로서 자신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면서 튼튼한 퍼스널 브랜딩을 잘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직업인들이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뉴스레터 형식으로 전하고 있어요. 구독자 수가 많은지 적은지, 내가 얼마나 큰 유명세를 가졌는지, 그런 조건들은 이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간단한 포맷으로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MZ세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 거죠. 안에 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뉴스레터로 퍼스널 브랜딩을 완성해가는 2030 세대의 풍경을 더 명확하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점심 메뉴 골라주는 뉴스레터 '슬점', 콘텐츠 골라주는 뉴스레터 '콘텐츠로그', 내 일기장을 보여주는 뉴스레터 '남의 일기', 고양이 이야기하는 뉴스레터 '냐불냐불', 새 학기 새 학년 문제점을 공유하는 뉴스레터 '틴스토리' 등 무척 다양한 주제의 다양한 이야기를 뉴스레터로 나누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시켜서, 유행하는 소재니까, 스펙을 쌓으려고 등 타의적인 목적이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뉴스레터에 담아내는 그 고유성이 MZ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냈어요.
이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세대적 주체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해요. 그렇다 보니 '기획'이라고 거창하게 부르지 않아도, 구체적인 소재를 스스로 찾아낼 만큼 기획력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습니다. '남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보다, '이러이러한 역사와 배경 지식이 있는 내가 어떤 이야기를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의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훨씬 섬세한 기획을 할 수 있기도 하고요. 특정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이 기사를 찾아보기 보다 뉴스레터를 먼저 구독하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특히 MZ세대들에게 꾸준함이란 굉장히 중요한 가치입니다. 미래의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나의 꾸준함과 성실함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그런 면에서 뉴스레터는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발행해야 하는 콘텐츠입니다. 고퀄리티 내용뿐만 아니라 약속한 주기에 따라 뉴스레터를 발송한다는 점도 무척 중요한 사안이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듯, 다달이 어떤 내용을 발송할지 미리 계획해두는 뉴스레터 운영자들도 많아졌다고 해요.
누군가 정제된 정보를 담아 보내주는 뉴스레터를 편하게 구독하면서도 그 안에 내재된 타인의 꾸준함을 감탄하기도 합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는 점, 축적시켜온 시간의 총합이 바로 나라는 점, 그 이야기 중심에 내가 있다는 점 등 뉴스레터 안에서 성실함으로 묶을 수 있는 여러 의미들이 또 MZ세대의 마음을 관통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들은 미니홈피와 SNS, 메신저와 DM 등을 하나의 놀이문화로 수용해온 세대이기도 해요. 그래서 타인과 함께 소통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늘 즐겁게 즐기는 편이죠. 그렇다 보니 뉴스레터는 구독자와 발송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어 예상할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끊임없는 피드백이 피로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호의 가득한 긍정적인 반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큰 에너지가 된다는 의견도 있어요.
무엇보다 퍼스널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와 자기 자신의 연결고리를 크게 부각하는 것이에요. 이러한 기획과 의도를 타인의 시선과 반응으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계속해서 점검할 수 있죠. 즉, 2030 세대는 남들이 그려내는 자신 보다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을 주체적으로 설정해나간다는 점에서 뉴스레터라는 포맷이 잘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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