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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애들 요즘유행] Z세대의 기록열풍, 어떤 앱으로?

소마코 오리지널/시리즈

by 율|YUL 2022. 4. 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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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기록의 시대입니다. 1020 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유유히 흘려보내지 않고 두고두고 다시 돌려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자기만의 포트폴리오로 만들고 단독적인 해시태그를 넣어 모아 볼 수 있게 하거나 영감의 순간을 수집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활동이 바로 이에 해당합니다. 특히 '배달의 민족' 전 마케터이자 영감 노트 @ins.note 의 계정 주인인 이승희 마케터는 자신의 저서 <기록의 쓸모>에서 '기억은 짧고 기록은 길다. 그때그때의 내 감정을 기록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감정들을 까먹고 싶지 않아서다.' 라는 말을 전하며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토록 일상 속 흘러가는 생각과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게 미덕이 된 세상에서 Z세대는 어떤 앱을 활용하고 있을까요?

 

 

1. 노션(Notion) 

ⓒ노션

 

일기, 스케줄 정리, 프로젝트 로드맵, 체크리스트, 회의록 등 다양한 유형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노션'은 이미 많은 이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어플입니다. 기존의 일방적인 문서 전달 형태에서 벗어나, 상호적인 협업툴로 떠오르며 직장 내에서 자주 이용되었는데요. 이제는 자기만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제의 과정을 모두 남기려는 대학생들은 물론 취업을 꼼꼼히 준비하는 취준생들까지 그 사용자 범위가 훨씬 넓어졌어요.

무엇보다 내용을 가시적으로 정갈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 이력서 등을 노션에 만들어 홈페이지처럼 이용하는 Z세대도 증가했답니다. 반명함 사진과 개인 신상이 빼곡하게 나열되었던, 획일화된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 드러내고 싶은 자기만의 개성과 강점을 자유롭게 보여주는 문화가 꾸려진 거라 볼 수 있어요. 다양한 템플릿과 연동 기능으로 쉽게 이용해볼 수 있답니다. 노션으로 오늘의 '나'를 기록해보는 건 어떨까요? 

 

 

2. 왓챠피디아(watchapedia), pl@y

(왼)ⓒ왓챠피디아 (오)ⓒpl@y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은 어떻게 정리하면 효율적일까요? 티켓 모으기는 이제 옛말이 된 지 오래예요. Z세대는 어플을 통해 영화, 예능, 드라마,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일상 속에서 자신이 보고 느낀 것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어요. OTT 플랫폼 '왓챠'에서 제공하는 '왓챠피디아'는 자신이 보고 읽은 것들에 별점을 매기고, 그 별점 유형을 모아 취향과 콘텐츠 소비 패턴을 파악할 수 있어요. 'Pl@y'의 경우, 전시, 공연, 영상 콘텐츠 등을 기록할 수 있고 그것들을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달력 형태의 이미지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콘텐츠 추천을 부탁하면 근래 내가 뭘 봤는지 궁리하지 않고 바로 확인할 수 있죠.

OTT 춘추전국시대에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Z세대는 관람 이후의 감상을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자기만의 생각을 더욱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이러한 평가는 비평가의 영역인 것으로만 여겨졌지만, Z세대는 그 경계를 너머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듯합니다. 

 

 

3. 투두 메이트(todo mate)

하루하루 내가 해야 할 일을 기록하는 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매일 똑같이 해야 하는 일이 있고, 비정기적으로 벌어지는 일들도 있기 때문에 스케줄을 정리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이에요. '투두 메이트'는 그중에서도 10대 후반~20대 초중반에 뜨거운 호응을 얻는 투두 리스트 어플인데요, 매일 해야 하는 루틴을 생성할 수 있고 동시에 그날그날 벌어지는 단적인 업무도 기록할 수 있어서 큰 편리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두 메이트의 진짜 장점은 '투두'가 아닌 '메이트'에 있어요. 지인의 아이디를 검색해 팔로우 하면 서로의 공개 범위 안에서 목표를 볼 수 있거든요. 상대방이 할 일을 달성할 때 달려가 응원 스티커나 칭찬 스티커를 남길 수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신나서 더 많은 과업을 수행하고 싶어지죠. 단순히 오늘의 일을 정리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상호적으로 교류하고 정서적으로 지지해주는 관계성이 Z세대의 흥미를 이끌었던 것 같아요. 채찍질 보단 칭찬이 더 동기부여가 된다는 말을 신뢰하는 세대적 모습이 잘 보여지는 대목이기도 해요. 

 

 

4. 베어 버킷리스트(bear bucket list)

ⓒbear bucket list

그렇다면 당장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일은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요? 1020 세대는 당장 벌어지기 어려운 일이라도, 생각만으로 기분 좋게 해주는 일을 기록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처럼 삼고 있어요. 바로 '베어 버킷리스트'인데요.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 보고 싶은 영화, 해 보고 싶은 것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자기만의 버킷리스트를 적어 간직하는 어플입니다. 아주 단기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일부터 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까지 다채로운 것들을 '소망'으로 남겨두는 거죠. 

지루하고 힘든 일상에서도 나만의 작고 소소한 기쁨을 계속 품고 살겠다는 결연하고도 사랑스러운 마음가짐이 느껴지기도 해요. 대단한 무언가 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누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태도가 돋보이기도 하고요.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유예하지 말고, 기록으로 저장해두는 건 어떨까요?

 

 

5. 인스타그램 스토리 보관

ⓒinstagram

SNS는 다른 사람들의 근황을 지켜보고, 또 많은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바로 주요 목적이에요. 그런데 Z세대는 이것을 하나의 전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 아시나요? 바로 '스토리 보관' 기능입니다. 이들은 내내 사진으로 남는 피드보다 24시간 이후면 사라지는 스토리 기능을 더 자주, 편히 사용하는데요, 그중에 중요한 일들만 따로 모아 하나의 폴더 형식으로 저장하는 게 바로 스토리 보관입니다. 여행 간 사진을 나열하기도, 자신의 업무와 커리어를 정리하기도 합니다. 식당이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스토리 보관을 이용해 메뉴판이나 제품 소개서를 만들기도 해요.

결국 일상을 보여주기에 피드 보다는 스토리 형식이 더욱 간편하고 쉽게 느껴지지만, 24시간 이후면 사라지기 때문에 보관함을 만들어 다시 볼 수 있도록 자기만의 큐레이션을 형성하는 거죠.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을 꾸려나가는 것이 SNS의 또 다른 주요 기능이라면 '일 하는 나', '휴식하는 나', '취미를 가진 나', '책을 읽는 나' 등 다양한 모습을 간직하고 보여줄 수 있죠. 이 말은 다른 사람이 정의하는 나보다 나 스스로가 정의한 나를 기록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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