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화장품들이 있습니다. 미샤의 ‘빨간 비비’, 맥의 ‘총알 립스틱’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애칭 또는 별명이라고 하기에는 본명보다 입에 착착 감기는 것이 주객이 전도된 듯 조금은 낯섭니다. 하지만 사랑을 받는 제품만이 소비자들로 부터 애칭을 부여받을 수 있는데요. 제품에 만족한 소비자들이 제품의 특징을 별명으로 표현하며 애정과 관심을 표해야만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회자되며 유명세를 치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별명이란 친구들끼리 정겹고 장난스럽게 부르기 위해 사용하지만, 화장품 브랜드에서의 별명은 그 어떤 칭호와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마케팅 네임밸류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쉽게 부를 수 있는 별명은 화장품에 대한 명성과 같아 사람들로 하여금 그 제품을 찾게 만들고, 판매량의 상승으로 직결시킬 수 있습니다.
이제는 '네이밍 마케팅', '애칭 마케팅'이라 하여 소비자가 지어주는 별명이 아닌 회사의 계획에 따른(?) 별명으로 마케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별명스러운(?) 이름을 가진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여러 화장품들의 별명을 통해 네이밍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짐승젤
착한 가격, 엄청난 용량, 순한 사용감으로 당시 인기 있던 짐승돌과 연관된 별명을 가진 '네이처리퍼블릭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
2. 총알 립스틱
제품 외형이 총알을 닮았다 하여 지어진 별명. 립 제품의 대명사로 꼽히는 'MAC 립스틱'
3. 갈색 병
모르는 사람이 없는 갈색 병의 효과. 비싼 가격에도 날개 돋힌 듯 팔린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4. 구슬 파우더
구슬 형태의 펄 파우더로 여러 한정판 구슬을 출시하며 아직도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겔랑 메테오리트 라이트 리빌링 펄 오브 파우더'
5. 빨간 비비
미샤가 로드샵 브랜드 중 고급스러움을 내세우기 시작할 무렵, 비비 계에 한 획을 그은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
6. 파란 비비
순하고 촉촉해 매니아층의 인기를 끌었지만 리뉴얼되며 사라진(개인적으로 3통이나 쓴) '스위스킨 아이투피엘 크리니크 블레미쉬 밤'
7. 화이트머스크
향수의 향 자체가 별명이 되버려, 머스크라는 말만 떠올려도 브랜드가 연상되는 '더바디샵 화이트머스크 향수'
8. 노란 로션
너무 긴 이름 탓에 로션 병 색상에 따라 별명이 지어진(이 외에도 핑크 크림도 있는) '크리니크 드라마티컬리 디퍼런트 모이스처라이징 로션'
9. 눈꽃쿠션
계획적인 별명의 좋은 예로, 홈페이지에서조차 본명을 찾아보기 힘든 '더블유랩 더블유 스노우 씨씨 쿠션'
10. 악마쿠션 / 악마크림
브랜드명은 알지 못해도 악마 쿠션을 모두 다 들어봤을 듯. 한정판 케이스로 지름신 강림하는 '라라베시 악마쿠션 / 악마 크림 시리즈'
글을 마치며
앞서 예로 든 제품들, 구별해보셨나요? 계획적인 별명은 제품 성분이나 제품 성능에 의한 별명이 많아, 제품 외형만으론 단박에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반면, 소비자에 의한 별명은 제품 외형 등으로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으나 성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어느 쪽이든 믿고 써볼 만하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에 의해 별명을 얻은 제품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며, 회사에 의한 계획적인 별명 또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지요.
제품의 성능과 외형 모든 면에서 완벽한 별명을 짓는 마케터가 뷰티 업계를 평정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며 오늘도 그것이 저이기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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