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크리에이터와 함께 만든 광고, 대기업이 선택한 새로운 협업 방식
"이 광고 봤어?" 이제는 SNS나 유튜브에서 생성형 AI로 만든 광고를 보는 것이 낯설지 않습니다. 특히 대기업들도 AI를 활용한 광고 제작에 적극적으로 합류하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브랜드가 직접 AI 광고를 만드는 대신 이미 팬덤을 가진 AI 캐릭터(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구나 쉽게 광고 소재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은 내부에서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광고를 만들 수도 있을 텐데요. 그보다는 AI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왜 직접 만들지 않고 크리에이터와 콜라보를 할까요? 이는 단순히 기술적 편의성을 넘어선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생성형 AI 광고 사례와 함께 이러한 포인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불과 최근까지만 해도 AI 쇼츠는 '양산형'으로 평가절하되었는데요. 김햄찌, 김쿼카, 진도설이 등 캐릭터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등장하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양산형 쇼츠에게선 볼 수 없던 팬덤이 붙기 시작한 거죠. 팬덤이 있는 곳엔? 광고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이 현상을 감지한 대기업도 발 빠르게 이들과 협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제 AI 캐릭터들도 실제 인간 크리에이터들과 동등한 마케팅 파트너로 자리 잡게 되는 걸까요.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중고차 서비스 홍보를 위해 사모예드 포포, 진돌이라이프, 뚱시바와 협업했습니다.
'사모예드 포포'는 '현대인증중고차를 통해 거래한 중고차를 타고 차박을 떠난다'는 스토리를 그려냈는데요. 막걸리를 빚어 고사를 지내는 모습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귀엽고, 별빛 아래에서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는 모습은 사뭇 힐링까지 됩니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차종에 상관없이 거래 가능하고, 현대가 꼼꼼하게 검수한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냈죠.
진돌이라이프는 낡은 자동차를 팔고 신품급의 중고차를 구매해 동생, 여자친구와 함께 꽃구경을 간다는 컨셉으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진돌이는 한옥, 마당 등 향토적인 분위기를 강조해 한국적인 정서가 특히 강한 채널인데요, 창고에서 등장한 낡은 차는 현실고증 그 자체라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뚱시바는 현대인증중고차에 취업해 열심히 일하는 하루를 담았습니다. 유니폼을 갖춰 입고 항목 하나하나를 꼼꼼히 따져보는 뚱시바의 모습은 '네가 무슨 일이야 밥이나 먹어ㅠㅠㅠ' 싶은 마음을 들게 하지만, 실제로 현대인증중고차가 이렇게 꼼꼼하게 검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죠.
✔️노티드
노티드는 이번에 새로 출시된 말차 시리즈의 홍보를 위해 사모예드 포포, 쿠룽지, 골댕이감자, AI타쿠와 협업했어요.
사모예드 포포는 노티드의 신메뉴인 말차 소금빵과 말차라떼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기 강아지 둘이 말차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반죽을 하다가 옆 강아지를 때리는 모습이나 블렌더의 힘을 이기지 못해 말차 크림을 뒤집어쓰는 모습은 무해하다 못해 심장이 아플 지경이에요. 노티드의 키컬러인 베이비핑크와 옐로우를 배경으로 해 전체적인 톤 앤 매너도 잘 살렸습니다.
쿠룽지는 커뮤니티형 말투를 사용하며 친근함을 더했는데요. 동물들이 알바하는 건 쉽지 않나 봅니다. 쿠룽지도 역시 디저트를 만들며 우당탕탕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쿠룽지는 말차 크림을 보여주는데 좀 더 집중했습니다. 크림이 진하게 녹아내리는 모습이나, 도넛을 입에 한가득 베어 물자 입가에 크림이 묻어나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반면 골댕이감자는 노티드 말차 시리즈 전메뉴를 먹방 합니다. 말 한마디 없지만 적절한 효과음으로 입맛을 자극하고요. 한입 가득 와아앙 하고 먹는 모습이나 크림이 흘러내리는 모습, 입가에 묻는 모습 모두 실감 나게 연출했습니다. 또 노티드 말차 시리즈 전메뉴를 보여주는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이번 메뉴가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것을 잘 인지시켰습니다.
AI타쿠는 직장인의 설움을 노티드 말차 시리즈로 이겨낸다는 스토리를 담았는데요. 유독 일어나기 힘든 월요일 아침 노티드 말차를 사서 출근하는 모습이라든지, 회의 후 주눅이 들어 도넛을 먹는 모습 등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포인트를 끊임없이 배치했습니다. 엔딩에서는 말차와 연차라는 언어유희까지 보여줬어요.
✔️그 외 이디야, GS25, 이마트24, 클룹 등
이디야 커피는 여름마다 수박주스 맛집이 되죠. 특히나 알바생들이 일일이 씨를 제거한다고 알려져 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러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AI 크리에이터 크룽지는 이디야의 일일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사모예드 포포는 '알바 첫날 출근하는 댕댕이'라는 컨셉으로 GS25의 7월 혜택, 이마트24의 신메뉴 출시를 각각 홍보했습니다. 클룹은 정서불안 김햄찌와 협업해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으로 에너지 음료를 홍보했죠.
이렇게 각 크리에이터들은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서 크리에이터 고유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어요.
그런데 왜 기업이 직접 광고를 직접 만들지 않고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방식을 선택했을까요?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비용과 시간이 대폭 절감됩니다.
전통 광고 제작은 기획, 촬영, 편집, 외주, 저작권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최소 수십만 원, 크게는 몇 백 ~ 몇 천만 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반면 AI 크리에이터 협업은 크리에이터 섭외부터 제작비, 사용료 같은 관리비까지 모두 합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진행할 수 있죠. 제작 속도 역시 전통 방식은 몇 주에서 몇 개월이 걸리지만, AI 크리에이터 협업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됩니다. 물론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에게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만, 세계관을 가진 AI 캐릭터 채널은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하는 단계여서 비교적 단가가 저렴하면서도 주목을 받기에 더 용이하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생성형 AI 광고는 제작 과정에서도 수정에 즉시 대응할 수 있고, 여러 버전의 실험적인 콘텐츠를 동시에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빠른 의사결정과 실시간 트렌드 반영이 중요한 현대 마케팅 환경에서 큰 경쟁력이 됩니다. 이렇게 콘텐츠 다양성, 비용의 효율성 등에서 AI 크리에이터 협업이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둘째, 크리에이터가 이미 쌓아온 팬덤과 세계관을 브랜드가 즉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생성형 AI 콘텐츠는 누구나 제작할 수 있지만, 실제로 '소비자 반응이 좋은' 바이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AI 크리에이터들이 쌓아온 팬덤과 고유한 세계관은 단기간에 구축하거나 모방하기도 어려운 일이지요. 기존의 AI 크리에이터들은 이미 고유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는 신속하게 팬덤을 흡수하고 트렌디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셋째,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AI 크리에이터들은 각각 고유한 캐릭터성과 스토리텔링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세계관 안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재해석하고 전달합니다.
따라서 브랜드가 직접 만든 콘텐츠보다 더 신선하고 공감 가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를 통해 친근감을 주면서 거부감을 줄이는 방법이죠. 이는 단순한 기술적 생성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창작적 가치입니다. 아울러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모습 자체가 개방적이고 트렌디한 모습이기 때문에, 협업을 통해 브랜드는 젊은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생성형 AI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음에도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이유는 단순한 기술적 제작을 넘어 팬덤, 세계관, 트렌드, 진정성, 효율성 등 마케팅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사실 기술을 별개로 놓고 보면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는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요. 기술적인 이점과 인간적인 감수성의 균형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마케터는 양산형이 범람하는 AI 콘텐츠 환경에서, '잘하는' AI 크리에이터를 찾아내는 눈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그저 '생성형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아닌,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을 강화한 협업이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팬덤과 세계관을 활용해서 소비자와 소통하는가’가 핵심 경쟁력이라는 뜻이기도 하죠. 팬덤, 진정성, 효율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마케터는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실험하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AI 캐릭터들의 '귀여움'이나 '공감'등 감성적 요소를 활용한 브랜디드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산이 제한적이거나 빠른 실험이 필요한 경우, AI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 효율적입니다.
✔️마케터는 AI 크리에이터의 팬덤, 세계관,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EDITOR 짱수안
"소마코 편집장,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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