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라부부(Labubu) 알고 계셨나요? 저는 아일릿의 원희 양이 라부부를 사기 당했다며 좌절한 짤을 보고 나서야 라부부라는 걸 인지했는데요. 알고보니 이미 2-3년 전부터 인기였다는 거예요. 그런데 최근, '라부부'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네이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라부부의 검색량이 전월 대비 517% 급증했고, 상품 저장 수는 280% 증가하며 소비자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이 전부터 시동을 걸고는 있었지만, 블랙핑크 로제와 리사 등 글로벌 셀럽들이 자신의 SNS에 라부부 키링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것으로 이 현상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이들의 '인증샷'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사이에서 '힙하고 귀여운' 아이템으로 라부부를 단숨에 등극시켰어요. 셀럽 따라하기 소비, 즉 디토 소비 트렌드를 촉진한 것입니다.
💡라부부(Labubu)란?
홍콩 출신의 아티스트 카싱 룽 (Kasing Lung)이 창조한 캐릭터로, 중국의 아트토이 기업 팝마트 (POP MART)가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피규어 브랜드
뾰족한 귀에 비뚤어진 미소로 처음 보기엔 귀엽다기 보다는 약간 무섭고 오히려 못생긴 쪽에 가까운데요. 그렇다면 이 못생기고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까지 드는 이 피규어는 지금 왜 이렇게 인기인 걸까요? 우리는 이 현상에서 어떤 걸 참고할 수 있을까요?
라부부는 박스를 열기 전까지 어떤 피규어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이러한 랜덤성이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개봉 과정을 촬영한 언박싱 영상이 SNS에서 콘텐츠로 소비되죠. 나아가 본인이 뽑은 키링을 원하는 키링으로 교환하는 문화까지 형성되었습니다.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하나의 놀이이자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겁니다.
사실 블라인드박스, 일명 '랜덤깡'은 이미 소니엔젤, 베어브릭, 포켓몬빵 등을 통해 한 차례 유행을 거쳤는데요. 이들은 모두 랜덤 뽑기의 재미, 희소성, 수집욕, 교환 문화, 그리고 SNS 바이럴이 결합된 현상이었어요. 하지만 블라인드박스 자체가 더 이상 희귀한 포인트가 아닌 지금, 라부부는 왜 유독 더 강렬하게 흥행했을까요? 여기서 라부부만의 차별화가 심리적 매력으로 더해집니다.
✔️'못난이+귀여움'의 감정적 공감
라부부는 전형적인 귀여움에서 벗어난, 장난기와 미완성의 매력이 공존하는 캐릭터입니다. '조금 못나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는 불안, 스트레스, 강한 자기표현 욕구를 가진 잘파(Z+Alpha)세대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서 오히려 위로와 공감을 찾는 것이죠.
✔️글로벌 현지화와 한정판을 결합한 수집 욕구 자극
각국 문화에 맞춘 현지화 버전 라부부를 한정판으로 출시하는 전략이 구매 욕구를 제대로 자극합니다. 특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제품을 다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놓치기 싫어하는 심리(FOMO)에 사로잡혀 즉시 구매하게 됩니다. 아니, 그냥 가챠만 해도 눈이 돌아가는데 거기에 한정판에 글로벌 현지화까지? 이건 못 참죠.
✔️놀이로의 진화
단순히 소유하는 것을 넘어, 꾸미기·교환·DIY 등 놀이 요소가 결합됩니다. 팬들은 직접 만든 옷이나 액세서리로 라부부를 꾸미고요, 이를 SNS에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형성합니다. 소비가 곧 창작이자 소통이 되는 구조인 거죠.
✔️셀럽·SNS 바이럴의 파급력
글로벌 셀럽의 자연스러운 노출과 숏폼 언박싱 콘텐츠, 챌린지 등이 밈(meme)처럼 구조화되어 폭발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한 바이럴 마케팅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어요.
✔️투자·리셀 가치
한정판·희귀템은 중고 거래에서 10~30배 웃돈이 붙으며, 단순 장난감이 아닌 투자·소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명품 못지않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소유욕과 투자 심리를 자극했어요. 오죽하면 고량주에 빗대어 '플라스틱 마오타이' 현상이라는 이름까지 붙었을까요.
라부부는 기존의 랜덤 캐릭터 열풍을 뛰어넘어, 감정적 공감, 놀이화, 글로벌 밈화, 투자 가치를 결합한 '진화형 랜덤 피규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소니엔젤이나 포켓몬빵이 주로 귀여움과 추억, 희소성에 의존했다면, 라부부는 여기에 강력한 팬덤과 놀이 참여, UGC 중심의 커뮤니티 문화까지 더한 것이죠.
라부부의 성공을 분석해보면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확해집니다.
✔️감정과 개성의 투영체로서 캐릭터 포지셔닝
귀엽기만 한 캐릭터가 아닌, 소비자의 감정·개성·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시각적 임팩트와 감정 메시지의 일치
외형의 강렬함뿐 아니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정적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캐릭터가 브랜드 스토리와 일관된 세계관을 구축해야 합니다.
✔️희소성과 기대감
한정판·랜덤박스·시즌 드롭 등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합니다. 이를 통한 FOMO 심리를 자극하고, 예측 불가능한 서프라이즈 요소로 화제성을 유지합니다.
✔️팬덤 자율성과 놀이 기반 참여 경험 설계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주도하기보다, 팬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언박싱, 꾸미기, 교환, 인증샷, 2차 창작 등 놀이 요소를 기반으로 팬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시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이 되면 팬들 사이의 연대감이 쌓이고, 그 결과 브랜드에 대한 몰입과 애착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소유를 넘어 언박싱의 설렘, 커뮤니티 교류 등 '경험'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리적 제품 이상의 감정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죠.
✔️바이럴을 위한 셀럽·인플루언서 활용
자연스러운 일상 속 노출과 공유를 통해 브랜드의 신뢰도와 파급력을 높이며, 광고보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소통합니다.
✔️로컬과 글로벌을 아우르는 확산 전략
현지 문화를 반영한 로컬화와, SNS·틱톡 기반의 실시간 확산으로 글로벌 팬덤을 동시에 확보합니다.
✔️브랜드를 넘어 문화로, IP 중심 팬덤 구축
감정적 공감과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챌린지나 콘텐츠 확산을 통해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사실 라부부를 향한 과열된 소비로 인해 중국 정부는 라부부의 랜덤박스 판매에 대해 규제를 시행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에게 사행성 소비를 조장한다는 이유였죠. 그러나 라부부의 실제 소비층은 성인이고 글로벌 시장 확장세가 뚜렷해 규제로써 라부부 열풍을 꺾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오히려 라부부는 놀이적 소비와 감정적 공감, 글로벌 밈화, 커뮤니티 중심의 팬덤을 결합한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써 앞으로도 그 인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성공하는 브랜드는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만들고, 소비자는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과 소속감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라부부의 성공은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와 '경험'이 오늘날 가장 강력한 마케팅 자산임을 보여줍니다. 우리 브랜드 역시 감정·경험·참여·커뮤니티·스토리텔링을 중심에 두고,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로 진화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라부부(Labubu)는 못생긴 귀여움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는 위로와 공감을 관통합니다.
✔️글로벌 현지화, 한정판을 랜덤으로 드롭하는 전략으로 화제성을 모으고 소비 욕구를 자극합니다.
✔️놀이를 통해 2차 콘텐츠가 활발해지고, 팬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해 자발적인 바이럴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트렌드를 넘어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문화현상이 됩니다.
EDITOR 짱수안
"소마코 편집장,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