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TV 속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잔잔한 힐링 예능에 익숙하신가요?
그 익숙함을 통쾌하게 깨부순 예능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넷플릭스의 기상천외한 민박집 예능 〈대환장 기안장〉이죠.
바다 위 민박집 입구는 3.8미터 암벽, 층간 이동은 철봉, 외출은 보트, 잠은 야외 누에고치 침상..."
웹툰 작가 기안84의 상상력이 울릉도라는 현실 공간과 만나 탄생한 이 예측불가 민박집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한국 2위에 오르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단순한 B급 감성 예능을 넘어,〈대환장 기안장〉은 로컬리티, 글로벌 팬덤, 창작자 세계관, 지역 브랜딩이 교차하는 흥미로운 콘텐츠 실험이자 새로운 로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왜 기안84를 선택했고, 이 낯설고도 불편한 세계관은, 어떻게 전 세계 MZ세대의 공감을 얻었을까요?
기안84는 웹툰계의 독보적인 'B급 아이콘'이자 방송계의 예측불가 캐릭터입니다. 그의 꾸밈없고 날 것 같은 모습은 때로 논란을 낳지만, 동시에 가식 없는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지며 팬덤을 형성해 왔습니다. 〈대환장 기안장〉은 이런 그가 상상한 민박 설계도를 울릉도에 실제로 구현한 초현실적 공간입니다. 암벽 입구, 봉 복도, 야외 누에고치 침상, 기어가는 부엌 등 기상천외한 구조는 "편하면 기억에 안 남는다. 고생은 낭만이 된다"는 그의 확고한 철학을 반영합니다.
이 '불편함의 낭만'은 단순한 기행을 넘어, 의미 있는 경험과 스스로 만드는 서사를 중시하는 현 MZ세대의 가치관과 정확히 공명합니다. 효율성보다 과정의 의미를, 완벽하게 준비된 편안함보다 예측 불가능한 모험에서 오는 진짜 경험을 갈망하는 이들의 감성을 기안84는 예능이라는 틀 안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해 낸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가장 로컬한 것이 가장 글로벌하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기안장을 울릉도에 세우고, 이를 콘텐츠 세계관의 핵심 무대로 삼은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안84의 자전적 공간이자 창작의 연장선인 기안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세계관이자 독특한 캐릭터로 기능합니다.
넷플릭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울릉도라는 장소의 고유성과 지역 자원을 서사 깊숙이 통합했습니다. 모노레일, 현포항 바지선 등 장소 특정적인 요소들을 단순 배경이 아닌 '브랜드화'하여 세계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죠. 여기에 더해, 세계적인 스타 BTS 진을 투입하여 이 지극히 한국적인, 그러나 보편적으로 흥미로운 감성을 전 세계로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글로벌 촉매제' 역할을 맡겼습니다.
그 결과 한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일본, 홍콩 등 18개국에서 시청 순위 TOP10에 오르게 되었는데요. BTS 팬덤을 통해 유입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예능을 통해 울릉도의 매력과 기안84라는 인물을 동시에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MZ세대는 더 이상 정해진 관광지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인스타그램 명소 자체가 아니라, 그곳에서 '나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입니다. 〈대환장 기안장〉은 "이건 민박이 아니라, 어드벤처야"라는 선언처럼, 이러한 '서사 중심적' 감성에 정확히 부응합니다.
민박집에서 벌어지는 모든 행위는 단순한 숙박을 넘어, 참가자 스스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는 ‘능동적 서사 생성 장치’로 작동합니다. 이 낯설고도 유쾌한 세계에 발을 들이는 순간, 방문객은 물론 시청자 역시 '기안 월드'의 일부가 되어 고유한 시점을 부여받습니다.
넷플릭스는 BTS 진이 시청자의 당혹감을 대변하고 지예은이 유쾌하게 탐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감정 이입을 극대화합니다. 시청자들은 웃고 공감하며, 나아가 이 불편하고도 매력적인 세계에 대한 '입소문'을 퍼뜨리며 적극적으로 동참합니다. 이는 울릉도의 특정 공간이 단순한 촬영지를 넘어, 온-오프라인으로 확장되는 '참여형 콘텐츠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콘텐츠가 세 주체(장소, 창작자, 플랫폼)의 브랜드를 동시에 입체적으로 구축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삼각 브랜딩' 구조는 강력한 상호작용을 일으킵니다.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관광 효과), 창작자에게는 상상력의 영토를 넓혀주며(세계관 확장), 플랫폼에는 다채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브랜드 다변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파급력은 온라인을 넘어 현실 공간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성수동 뚝섬역 인근에서 열린 '대환장 기안장' 팝업 스토어(4월 12일~20일)의 뜨거운 반응이 이를 증명합니다. 프로그램 속 민박집을 재현한 이 공간은 방문객에게 특별한 오프라인 경험을 선사하며, 브랜드와의 정서적 유대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대환장 기안장〉을 통해 단순히 웃긴 예능을 넘어, 기안84라는 창작자의 세계관, 울릉도라는 장소성, 그리고 MZ세대의 감성을 엮어 ‘하나의 감정적 경험’을 성공적으로 설계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기상천외한 민박집 이야기가 가진 힘의 본질입니다.
단순한 예능 실험을 넘어, 지역을 재해석하고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미래 콘텐츠 브랜딩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그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관광지라서 콘텐츠가 생긴 게 아니라, 콘텐츠로 인해 관광지가 다시 쓰이는 것
앞으로 로컬 브랜딩과 콘텐츠는 세계관, 캐릭터, 그리고 감정을 중심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머물고 싶은 이야기' 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잘 설계된 하나의 이야기가 지역의 운명을 바꾸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웹툰 작가 기안84의 ‘불편함의 낭만’이 울릉도에 현실화되며, 민박 예능의 공식을 깨부수다.
✔️ 넷플릭스는 이 낯선 공간을 지역 브랜딩, 세계관 확장, 글로벌 진입의 무대로 삼았다.
✔️ 단순한 흥행을 넘어, 장소·창작자·플랫폼이 동시에 브랜딩 된 전략적 콘텐츠 실험.
EDITOR 쥰쓰
"일상의 트렌드를 찾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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